[위클리M&A]PEF 인수한 지트리비앤티 임상 결과 의견 ‘분분’

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발표에 주가↓
"실패다" VS "아직 이르다" 의견 분분
"임상 떠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수"
"주가는 임상 중요…실패 후유증 클 것"
  • 등록 2021-03-20 오전 11:00:00

    수정 2021-03-20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인 베이사이드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지트리비앤티(115450)가 추진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체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트리비앤티는 지난 18일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의 세 번째 미국 임상 3상(ARISE-3)의 주요 결과(톱라인)를 발표했다. ARISE-3은 70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미국의 안과 병원들에서 실시한 임상이다.

회사 측은 1차 평가변수로 선정했던 안구불편감과 하부각막(inferior) 영역의 각막 염색점수에서 통계적 유의차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RGN-259의 안전성 및 일부 2차 평가변수에는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증상(Symptom)의 경우 2차 평가항목인 ‘꺼끌거림’에서 치료 1주 후와 2주 후, 그리고 2주 투여 후 가혹 조건에 노출된 후 시점에서 통계적 유의차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지트리비앤티 측은 “현재까지 수행한 세 개 임상 3상 전체 환자군의 결과를 통해 징후와 증상에서의 효과 가능성을 미국 통계회사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며 “추가 평가변수를 포함한 전체 및 사후 분석을 통해 추가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며 (추가 분석을 포함한) ARISE-3 임상 최종 결과는 분석이 완료되면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트리비앤티의 설명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1차 평가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해 실패’라는 의견과 ‘추후 ARISE-3 임상 최종 결과에 대한 결과를 보기 전에는 실패로 보기 이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시장 분위기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지트리비앤티 주가는 임상 3상 발표 당일인 18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우려를 키웠지만 이튿날인 19일에는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지트리비앤티는 지난달 26일 베이사이드PE가 설립한 투자 목적회사인 지트리홀딩스가 최대주주 양원석 대표가 보유 중인 보통주 71만7190주(2.65%)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지트리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9일 양 대표 지분을 매입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주당 매매가는 3만40원으로 올해 1월 29일에 거래 대금 전액을 납입한 후 주식 양수도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한 날짜로부터 한 달여가량 계약이 미뤄진 끝에 마침내 최종 SPA 체결로 이뤄졌다.

다만 계약 내용에는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당초 지트리홀딩스는 양 대표의 지분 3.9%를 35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수 지분이 3.9%에서 2.65%로 줄었고 주당 매매가도 3만40원에서 2만3500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최종 납입금액도 359억원에서 168억원으로 53%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PEF를 새 주인으로 맞은 지트리비앤티의 행보를 이례적으로 평가했다. 통상 자본 시장에서는 초기 임상 기업에 투자한 뒤 불어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차익을 남기는 투자 패턴이 지배적이었다. 지분 인수를 통한 바이오업체 투자가 급증하고는 있지만 임상 3상 결과 도출이 임박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추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임상 성패를 떠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 신약 임상 외에도 신약 물질을 도입해 임상을 진행한 후 다시 수출하는 VRDO(Verified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 등 성장 가능성 있는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 이슈가 안구건조증 신약 임상에 포커스가 맞춰진 만큼 임상 최종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임상에서 최종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주가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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