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대법원 선고에 엇갈린 민심

‘국정농단’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시민들 반응 제각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두고 청년층 분노 계속
‘반일 종족주의’에 시민 공분…낙성대경제연 오물 투척
승리와 양현석 전 대표, 상습도박 혐의로 피의자 조사
  • 등록 2019-08-31 오전 9:20:12

    수정 2019-08-31 오전 9:20:12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 29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결정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냈는데요, 이를 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다행이다’, ‘삼성 부진으로 나라 경제가 걱정된다’ 등 다양했습니다. 이번주 사건 키워드는 △국정농단 대법원 파기환송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 지속 △낙성대경제연구소 시민 반발 △승리·양현석 경찰 출석 등입니다.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시민들 반응 제각각

대법원이 29일 국정농단 사건 핵심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2심 재판을 전부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와 다른 공소사실을 합쳐 형량을 선고한 것이 위법하다는 법리적 이유에서, 이 부회장은 최씨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 말 3마리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뇌물액이 늘어나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대법원 앞에선 친박, 진보단체들이 집회를 열어 긴장감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전 재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은, ‘이재용 봐주기’를 위해 자행된 부당한 2심 판결을 바로잡는 판결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대법원이 봐주기 판결을 한다면 (이 부회장의) 삼성 사유화에 공모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천만인무죄석방본부와 우리공화당 등 친박 단체 회원들도 같은 시각 대법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선고가 어떻게 진행될 지라도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전달할 것”이라며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정농단, 뇌물죄로 유죄를 확정할 경우 거대한 국민 대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한 후 시민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윤모(30)씨는 “정치적인 이유 등 때문에 형식적인 솜방망이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라 놀랐다”며 “아직 우리나라의 법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판결이 주요 정치인에 대한 판결에 좋은 표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청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황모(55)씨는 “가뜩이나 경제가 안 좋은 데 이번 판결로 삼성 등 기업활동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유난히 삼성뿐 아니라 중소기업, 중견기업까지 줄줄이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두고 청년층 분노 계속…선택적 정의 논란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관련 의혹에 대해 청년층의 분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고려대와 서울대 등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가 있었는데요. 이번주에도 고려대, 서울대에서 2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28일 서울대에서는 총학생회 주도로 ‘제2차 조국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가 진행됐습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조국이 부끄럽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습니다.

서울대생들은 기성세대를 비판해온 조 후보자가 자녀의 교육과 관련해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배신감을 표했는데요. 조 후보자가 교수직과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2차 촛불집회 전에는 조국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총학생회가 공론화 과정 없이 집회 개최를 결정했고 조 후보자에 대한 사안에만 분노하는 ‘선택적 정의’를 취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서였습니다.

지난 27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앞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는 특히 화제가 됐는데요. 자신을 K라고 밝힌 게시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외치는 정의는 과연 어떤 정의입니까”라며 “우리의 분노를 두고 청년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체 했으며, 모른 체 해 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드는 촛불은, 우리가 외치는 정의는, 무엇을 향하고 있는 촛불이며 정의입니까. 언론으로부터 외면받는, 다수 청년들이 처한 구조적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촛불입니까”라며 “우리들만큼은 나름 소소한 승리를 거둬서 학벌 타이틀을 따고 언론의 주목도 받게 한 현 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촛불입니까”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29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경제연구소 앞에서 열린 낙성대경제연구소 규탄 기자회견에서 오천도(왼쪽)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와 이우연(오른쪽)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사가 집회 신고 여부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일 종족주의’에 시민 공분…낙성대경제연구소 오물 투척

최근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친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인데요. 반일 종족주의는 일제강점기 징용과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고 독도가 한국 영토인 학술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담아 시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지난 28일에는 누군가 낙성대경제연구소 입구에 오물을 뿌리고 연구소를 비난하는 낙서를 남기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40대 자영업자가 이같은 행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남성은 ‘변(便)의 변(辯)’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너희도 더럽다. 입으로 배설하기에 더럽다”, “대한민국의 사람으로서 어찌 이토록 짖어대는가”라며 연구소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또 보수성향을 지닌 시민단체는 지난 29일 낙성대경제연구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대한민국 학자들이 자신의 나라 역사를 난도질했다”라며 강하게 항의했는데요. 이날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낙성대경제연구소를 파서 일본으로 보내버리겠다’는 뜻을 담아 기자회견에 포크레인을 동원하려고 했으나 사정상 삽만 들고 모였습니다.

오천도 대표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들이 그 역사를 난도질하는 패악질을 하고 있다”며 “수많은 선열께서 조국을 되찾고자 만주벌판, 일본 도쿄에서 항일투쟁을 했음에도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속 연구자들은 야만적 행위에 대하여 왜곡하고 수정하고 미화시켰다”라며 낙성대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을 규탄했습니다.

이날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현장에 나타나 “집회 신고는 된 거냐”고 항의하며 이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극우단체 지원을 받아 스위스 제네바에 간 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데요. 집회 참가자들은 이 연구위원에게 “이 땅에서 연구비 받아가며 자기 나라 역사를 난도질한 주제에 어디서 따지냐”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리와 양현석 YG 대표, 상습도박 혐의로 피의자 조사

해외 원정 도박과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상습도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승리와 양 전 대표를 각각 28일과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데요. 이들은 도박 자금을 ‘환치기’ 수법으로 현지에서 조달한 혐의도 있습니다.

승리는 28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밝혔지만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인 29일 경찰에 출석한 양 전 대표도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 7일 양 전 대표와 함께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원정도박 등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고, 이들을 상습도박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조사를 위해 지난 17일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해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양 전 대표는 이날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양 전 대표는 2014년 7월 서울 한 고급 식당에서 동남아 투자자들과 식사할 당시 유흥업소 여성 10여 명과 동석해 성접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달 6월 27일 양 전 대표는 서울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지인 초대로 함께 식사한 것은 맞지만 “유흥업소 여성들이 왜 동석했는지 모른다”며 성접대는 없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양 전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도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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