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떨림까지 생생히…영화관으로 공연 보러 갑니다

공연 영상, 온라인 넘어 영화관 확장
'잃어버린 얼굴 1895' '시데레우스' 개봉
커다란 스크린 꽉 채운 현장감 있는 사운드
클로즈업 된 배우들 감정 전달 고스란히
"다양한 활로 모색…타깃 관객층 고민해야"
  • 등록 2021-02-18 오전 6:00:00

    수정 2021-02-18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공연 영상화 사업이 온라인에 이어 영화관으로 활로를 넓히고 있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를 비롯해 뮤지컬 ‘시데레우스’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 등이 영화관 개봉에 나섰다.

오는 24일 전국 CGV 40개 상영관에서 개봉하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오는 24일 전국 CGV 40개 상영관에서 개봉한다. 지난해 9월 온라인 유료 공연으로 선보였던 공연 실황 영상을 영화관에서 선보인다. 4K 카메라 촬영과 5.1채널 사운드 믹싱으로 공연의 현장감을 그대로 담은 영상의 매력을 영화관에서 보다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예술단의 설명이다.

지난 1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미리 본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커다란 스크린과 현장감 있는 사운드로 실제 공연장 못지 않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개봉을 위해 추가로 진행한 사운드 믹싱으로 대사와 노래의 전달력이 높아져 극에 대한 몰입도가 커졌다. 클로즈업을 통해 담은 배우들의 세세한 감정 표현, 서울예술단 단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도 영화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볼거리였다.

시사회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창작진과 배우들은 공연 영상의 영화관 상영이 장점을 지녔다고 입을 모았다. 극 중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차지연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라이브의 힘도 엄청나지만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는 공연 영상은 배우들의 작은 손짓과 감정의 떨림까지 확인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민찬홍 작곡가는 “공연 영상은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성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대신 음악에 있어 디테일한 부분은 잘 담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극장 상영을 위한 사운드 믹싱 작업에 참여한 민 작곡가는 “공연 속에 숨겨져 있던 음악적인 디테일을 세세히 살리려고 했고, 이러한 점이 영화에 잘 담겨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초 CGV 개봉을 준비 중인 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한 장면(사진=알앤디웍스)
뮤지컬 ‘호프’는 3월 초 CGV 개봉을 준비 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CGV와 함께 ‘공연예술창작산실’ 작품을 영화관에서 선보이는 ‘아르코 라이브’ 사업의 일환이다. ‘호프’ 관계자는 “현재 공연 중인 배우들 페어별로 영상 촬영을 진행했고 이 중 한 페어의 버전으로 개봉할 예정”이라며 “극장 상영에 걸맞은 수준 높은 영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객들도 온라인으로는 생동감을 느끼기 힘들었던 공연 영상의 매력이 영화관에서는 더 배가된다는 반응이다. 지난 11일부터 CGV에서 상영 중인 ‘시데레우스’의 관람평은 “온라인으로 볼 때는 화면이 작아서 아쉬웠는데 화면이 커지니 좀 더 실감나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지방에서도 영화관을 통해서나마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들 작품들의 영화관 개봉은 공연 영상화의 다양한 활로를 찾는 시도로 의미가 크다. 다만 공연 영상의 영화관 개봉이 보다 활발해지기 위해선 타깃 관객층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장성희 극작가는 “공연 영상은 공연, 영화와 다른 ‘제3의 장르’라고 생각한다”며 “당장 공연계에 큰 도움이 되기보다는 관객과 보다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공연 영상의 영화관 상영은 새로운 시장 확대를 위한 시도로는 고무적이지만 ‘누가 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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