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양자 얽힘 되돌렸다···韓 연구진 양자 전송 가능성 높여

KAIST, 양자얽힘 원래대로 되돌리는 기술 개발 성공
IBS 전자스핀 큐비트 연구에 이어 새로운 가능성 제시
라영식 교수 "양자 암호 키분배, 양자 원격전송 기대"
  • 등록 2023-10-10 오전 8:30:23

    수정 2023-10-10 오후 7:37:16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팀이 직접 개발한 양자 측정기술을 적용해 양자 고유의 특성인 ‘양자얽힘’ 특성을 되돌렸다. 이를 통해 양자 암호 키 분배나 양자 원격 전송 기술을 발전시킬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라영식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약한 양자측정을 통해 양자얽힘을 검증하고, 이 과정에서 양자얽힘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전자스핀을 이용하는 새로운 양자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양자컴퓨터 개발 방식을 제시한 데 이어 KAIST 연구진이 손상된 양자 얽힘을 되돌리는 연구 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양자얽힘’을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한 KAIST 연구팀.(왼쪽부터) 라영식 교수, 김현진 석박통합과정, 정지혁 석박통합과정, 이경준 석박통합과정.(사진=KAIST)
양자 암호 키 분배, 양자 원격 전송에 활용 기대

양자 정보 기술은 현시대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술이나 원천적으로 해킹을 할 수 없는 통신 기술 개발에 쓰인다. 양자정보 기술 대부분은 ‘양자얽힘’이라는 양자 고유의 상태를 이용해 구현된다.

양자얽힘을 생성한 후 실제로 양자기술에 활용하려면 양자상태에 양자얽힘이 충분히 존재하는지 실제로 검증하는 ‘양자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검증 과정은 다시 투영측정을 써서 하는데 이 방법을 쓰면 양자얽힘이 파괴돼 검증된 양자상태에서 더이상 양자얽힘이 남아 있지 않아 양자기술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양자상태를 측정할 때 양자상태에 가해지는 변화를 줄이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양자측정 기술인 ‘약한 양자측정’을 도입해 양자얽힘을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손상된 양자얽힘을 ‘되돌림 측정’을 이용해 원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약한 양자측정 이후 양자상태에 남아 있는 양자얽힘의 양은 원래 양보다 적다. 연구진은 ‘되돌림 측정’을 도입해 줄어든 양자얽힘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약한 양자측정의 역과정에 해당하는 되돌림 측정은 손상된 양자상태를 일정 확률로 원래대로 되돌려 양자얽힘을 원상태로 복구할 수 있다. 복구 과정은 앞서 시행한 양자얽힘 검증과 상호 교환 관계가 있어 두 값을 적절히 조정하면 양자얽힘 존재를 검증하면서 되돌린 양자얽힘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영식 교수는 “양자 얽힘을 사용하는 대표 양자 기술인 양자 암호 키 분배, 양자 원격 전송과 같은 분야에서 검증된 양자상태를 직접 양자 기술에 도입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0월 온라인판으로 정식 출판됐다.

약한 양자측정을 이용한 양자검증 결과 모식도.(자료=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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