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광고에 최대10% 과세`…美주정부 첫 도입(종합)

"경제 악영향" 주지사 반발에도 메릴랜드주의회 표결
디지털광고 매출에 2.51% 세금…빅테크엔 `최대 10%`
유럽 디지털서비스세와 유사…뉴욕주도 법제화 추진
美인터넷협회 “정치적 결정에 유감”…법적대응 예고
일각에선 "헌법 위배"…광고주·소비자에 전가 우려도
  • 등록 2021-02-13 오전 9:32:56

    수정 2021-02-13 오전 9:32:5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내에서는 처음으로 메릴랜드주(州)가 구글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얻는 디지털 광고 수익에 최대 10%까지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인터넷기업들이 속한 인터넷협회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이미 유럽 각국에서 이와 유사한 디지털서비스세(DST)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미국 내에서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동부에 위치해있는 메릴랜드주 의회가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에서는 최초로 디지털 광고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내용을 포함한 이른바 ‘HB732’라는 세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29표, 반대 17표로 가결했다.

앞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했지만, 민주당이 다수파를 차지하고 있는 주의회는 거부권을 무효화하기로 결의한 뒤 실시한 표결에서 이를 공식 통과시켰고 이 법안은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르면 주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업체들이 주 내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는 배너광고나 검색연동형 광고 등 디지털 광고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에 최대 10%까지 세금을 매기게 된다. 세율은 2.51%지만, 해당 기업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액에 따라 세율은 달라진다. 특히 글로벌 연간 매출액이 15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의 경우 디지털 광고에 대해 10%에 이르는 최고세율이 부과되도록 하고 있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이 최고세율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소속 빌 퍼거슨 메릴랜드주의회 상원 원내대표는 “이 법안을 주로 한해 1억달러 이상을 디지털 광고로 벌어들이는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구글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업체들은 작년에만 각각 840억달러, 1470억달러에 이르는 디지털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주 재정이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공정하게 세금을 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빅테크기업들이 이같은 과세 부담을 인터넷 광고서비스 대금에 추가함으로써 광고주나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미 연방헌법이나 연방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최종 적용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들이 속해있는 미 인터넷협회는 이날 메릴랜드주의회 결정에 대해 “건전한 공공 정책보다 정치적인 행동을 선택한 것은 유감”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이 최종 결정권을 가지며 정치가 아닌 법률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디지털서비스세는 이미 유럽 각국에서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미국에서도 뉴욕주의회 등에서 법제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더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온라인커머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이나 소매점, 음식점들까지도 온라인 판매나 인터넷 광고를 늘리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세금 부과에 대한 명분도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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