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보고서]②호모 딜리버리 평균은…`금요일 점심 백반시킨 50대`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의뢰 작년 배달 현황 보니
40~50대 주문자 급증하고 금·토요일 점심 배달 몰려
요기 아니라 끼니 해결 인식 보편화…치킨 앞선 `한식`
  • 등록 2021-01-08 오전 5:30:00

    수정 2021-01-08 오전 7:11:16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지난해 한국 시장의 배달 열풍은 50대가 금요일과 토요일 점심에 한식을 시키면서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와 시간대에 비춰보면 배달이 ‘간식’으로서 끼니를 떼우는 데에서 나아가 ‘주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으로 인식 변환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요일별 배달앱 이용 건수 증가율(표=이미나 기자)
◇ 배달시장 큰손 등장한 50대


7일 이데일리가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9~11월 배달앱 4사(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쿠팡이츠)에서 일어난 개인 고객 신용·체크 카드결제 건수(앱에서 선결제 기준)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경향이 감지됐다.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결제액 기준 국내 최대 카드회사라서 대표성을 지닌다.

분석 결과 10~6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이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배달 건수가 평균 78% 급증했다. 세분해서 보면 50대가 131%로 가장 많이 늘었고 40대는 130%로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은 107% 증가했다. 반면에 30대 이하는 평균 이하로 증가했다. 30대는 73%, 20대는 57%, 10대는 42% 각각 늘었다. 가정을 꾸린 비율이 많은 연령인 40대 이상 상대적로 고령층에 배달이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배달 시장을 구성해온 연령대별 비중도 변화가 있었다. 전체 배달 시장에서 2019년 20대와 30대는 39%와 38%를 각각 차지했는데 지난해는 35%와 37%로 점유율이 각각 줄었다. 반면에 이 기간에 40대는 16%에서 20%로, 50대는 4%에서 6%로 각각 비중이 커졌다.

재택과 휴교 나비효과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이 일어난 요일은 상대적으로 쉬는 인구가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 동안의 배달 건수는 평균 78%가 증가했는데, 금요일은 89%가 토요일은 84% 각각 평균 이상으로 늘었다. 화요일도 81%로 평균을 앞섰다. 일요일은 71% 증가하는 데 그쳐 요일 가운데 가장 증가폭이 낮았다. 나머지 월, 수, 목요일은 72~73% 늘어났다.

시간대별(주말 제외 평일 기준)로 보면 점심 주문이 저녁보다 많았다.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 주문량이 전년 동기보다 4%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 재택 근무가 늘어난 가운데 휴교와 부분 등교로 자녀와 함께 점심을 먹는 가정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즉 배달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 사람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요청해서 지난해 배달한 음식을 카테고리별로 나눠 보니, 한식 배달 비중은 전체의 15.1%로 2019년보다 4.7% 포인트 증가했다. 이로써 전체 카테고리에서 한식이 차지하는 순위는 2019년 3위에서 지난해 2위로 상승했다. 한식 카테고리에는 찌개류와 백반류 등이 포함된다. 같은 기간 배달 음식 대명사 치킨의 비중은 1.2% 포인트 증가한 14%를 기록했지만 한식에 밀려 3위였다.

볕 좋은데 놀러가지도 못하고

기간 늘려 월별로 보면 지난해 한국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바깥 출입이 끊긴 것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1~11월 전 기간에 걸쳐 전년 동월보다 배달앱 이용건수가 증가했는데 개중에 9월이 88%로 최대로 증가했다. 9월은 평년 같으면 가을철 행락객이 몰리는 시기라서 배달업계에서는 비수기로 친다.

그럼에도 9월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가을에 집에 머문 인구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비수기 여름 휴가철 7~8월도 63%와 73% 각각 늘었다. 증가율이 낮았던 월은 5~6월로 53%와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측은 “5~6월은 정부 재난지원금이 지급돼 배달앱 이용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재난 지원금은 매장에서 결제하거나 배달원에게 직접 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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