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China'' 제품 없이 1년 살았더니…

美 언론인 본지오르니 중국産 안쓰며 생활한뒤 ‘고통의 1년’ 책으로 펴내
  • 등록 2007-07-04 오전 8:48:00

    수정 2007-07-04 오전 8:48:00

[조선일보 제공] 2004년 12월 25일 저녁. 미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Baton Rouge)에 사는 경제뉴스 전문 기자인 사라 본지오르니(Bongiorni)는 막 끝이 난 크리스마스 파티로 어질러진 집안을 둘러보다가 문득 한 가지를 깨달았다.

TV부터 테니스 운동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전구, 마룻바닥 위의 서양인형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이 집안을 온통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가족과 다음해 1년간을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결정은 역경(逆境)의 시작이었다. 과거에는 간단하던 일들이 고통스러운 일로 변했다.

▲ 본지오르니와 그가 펴낸 책 표지.

아들의 중국산 신발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저렴한 제품을 사기 위해 인근에 있는 유럽산 신발 할인 매장을 찾았지만, 상점들은 장사가 안 돼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결국 네 살밖에 안 된 아들은 상품 목록 전단에서 찾아낸 68달러(약 6만3000원)짜리 이탈리아제 스니커즈의 주인이 됐다.

또 장난감 가게 매장은 온통 중국산이어서, 아들 친구들의 생일잔치는 그의 지갑을 더 얇게 만들었다. 값비싼 덴마크제 레고(Lego)를 매번 선물로 사야 했기 때문이었다.

가정용품들이 고장 나도 고칠 수가 없었다. 겉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이지만, 부품이 모두 중국산이었다. 진공청소기도 먼지를 걸러내는 필터가 온통 중국산이라서, 결국 ‘쓰레기’ 신세가 됐다. 교외에 사는 그의 가족을 귀찮게 하던 쥐를 척척 잡아주던 쥐덫, 집밖을 환히 비춰주던 램프, 생일 양초, 폭죽에 이르기까지 중국산이 아닌 제품을 구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였다.

그렇게 1년을 보낸 그는 “미국인들은 도저히 ‘메이드 인 차이나’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로 인해 감내해야 하는 불편과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경험을 묶어 ‘메이드 인 차이나 없는 1년(A Year Without ‘Made in China’)’이라는 책을 출간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전했다. 그는 책에서 자신이 보호무역주의자는 아니라고 썼다. 그와 가족들은 앞으로 쇼핑을 할 때 다른 나라 제품과 비교해 중국산 제품이 ‘가장 실용적’이라면 사서 쓰기로 현실과 타협하기로 했다.

본지오르니는 “내 생활에서 중국을 몰아내려고 했지만, 결국 얼마나 중국이 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2006년 미국이 수입한 1조7000억 달러의 상품 중 15%가 중국산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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