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 못살아" 외식업계 반감 심상치 않네…양측 협의는 '동상이몽'

제 5차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회의
배달앱 3사·입점 업체간 동상이몽 '난항' 전망
프랜차이즈협 "구체적 방안 없다면 공정위 신고"
길어지는 논의 커지는 갈등의 골…"배달가 인상"
  • 등록 2024-09-24 오전 5:45:00

    수정 2024-09-24 오전 5:45:00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배달앱 업계와 입점 업체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 주관으로 양측이 상생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배달앱 업체간 이해관계가 다를 뿐만 아니라 입점 업체들의 요구 수준도 각각 달라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배달앱과 입점업체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매장과 배달 가격에 차등을 두는 ‘이중 가격제’가 이제 보편화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4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5차 회의 결과에 따라 배달의민족(배민)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신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협회는 19일 배민 경영진에게 수수료율 인하·요금제 개편을 요구했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이날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신고를 진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정부가 배달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자율 규제 회의를 말한다. 지난 7월 말부터 격주로 열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예상이다. 배달앱 3사 간도 이해관계가 달라서다. 배민은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약진을 막기 위해 실탄으로 쓸 현금이 필요하다. 쿠팡이츠 요기요 역시 배민을 꺾기 위한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낮추거나 과금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배민 관계자는 “24일 함윤식 부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라면서도 “이날 즉각적인 결과 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점 업체간의 입장도 각각 다르다. 배민의 공정위 신고를 예고한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정작 상생협의체에 빠져 있다. 대신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역시 배달앱 플랫폼의 적정 수수료율을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수료율이 2%까지 낮아져야 한다는 곳도 있다. 이는 현행 9.7~9.8%인 배달앱 수수료율의 절반 이하인 수준이다. 배달 플랫폼 업계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강제성이 없는 자율 규제 방식도 문제다. 정부는 논의를 지원해 적어도 10월까지 합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입장이지만 협의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과는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쿠팡이츠, 요기요는 또 다르게 이야기 할 수 있다”며 “입점 단체들이 요구안을 단일화하기도 어려워 합의가 된다 해도 보여주기에 그칠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사이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갈등이 골은 점점 깊어지고만 있다.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확산이 대표적이다. 롯데리아는 오는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 제품을 배달앱 등으로 주문하면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각각 비싸진다.

KFC 역시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약 2년 만에 다시 도입했다.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높게 책정했다. 맥도날드의 경우 빅맥 세트를 매장에서 주문하면 7200원이지만,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8500원이다. 버거킹 와퍼 세트도 배달 가격이 1400원 비싸다. 맘스터치도 배달 수수료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가맹점주협의회 요구에 따라 직영점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다음 달까지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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