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연내 공급된 전국 아파트 분양 사업지 중 31.2%가량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시장의 양극화는 심화되면서 일부 분양사업장은 수요자에게 외면받았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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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분양된 전국 아파트 분양사업장(입주자모집공고일 집계기준)은 총 215개 사업지로 이중 67곳은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했다. 연내 총 분양사업지 중 3분의1인 31.2%는 소수점 이하의 저조한 청약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경남 남해군과 거창군일대 분양한 2개 사업지는 순위내 청약접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청약경쟁률 0%아파트였다.
2021년 총 439곳 중 64곳인 14.6%만 청약경쟁률 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청약수요의 움직임이 특정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엔 392개 사업지 중 136곳이 0%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 여파 등으로 급랭한 청약시장 영향으로 전체 사업지 중 34.7%는 소수점 이하의 청약성적을 보였다.
올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가장 많이 발생된 지역은 경기도였다. 총 14개 사업지로 안성시 공도읍, 양주시 덕계·화정동, 오산시 궐동,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평택시 진위·현덕면, 포천시 군내면, 화성시 봉담읍 등지에서 발생했다.
경기도의 뒤를 이은 곳은 인천광역시다. 4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쏟아지며 공급과잉 부담이 청약시장의 수요감소로 이어졌다. 미추홀구(숭의·주안·학익동), 서구(연희·오류·원당동), 연수구(옥련동), 중구(운서동) 일대 등 총 10곳에서 청약수요의 가뭄을 겪었다.
지방에선 부산광역시 8곳, 경상남도 7곳, 제주특별자치도 6곳, 광주광역시 5곳, 충청남도 4곳, 전라북도 3곳, 울산광역시 3곳, 경상북도 2곳, 충청북도 2곳, 대구광역시 1곳, 전라남도 1곳, 강원특별자치도 1곳 등에서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발생했다.
반면 서울특별시, 대전광역시는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연내 발생되지 않았고 세종특별자치시는 2023년내 분양한 곳이 없었다.
한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 누적 현황을 살펴보면 지역내 아파트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의 청약심리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대구광역시(35곳), 경기도(33곳)는 지난 3년간 각각 30곳이상의 분양 사업장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했다. 이어 경상남도(24곳), 경상북도(23곳), 전라남도(22곳) 등도 각 20여 곳 이상씩 냉혹한 청약심리를 드러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은 전국에 쌓인 5만8299호(10월 기준)의 미분양 적체 외에도 자금조달을 담당하고 있는 PF대출 냉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낮아진 시세차익 기대 저하로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한 분양 대기수요의 움직임이 사업지별 양극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분양가 외에도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분양시장의 청약 쏠림과 수요자의 냉철한 청약선택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를 속출 시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