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이후 계속되던 주가 급등락 이슈가 소강상태로 접어든데다 빅히트 지분 매입 당시 자금을 집행한 투자자들의 수익률 확보를 위해 엑시트(자금회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전체 보유물량의 70%에 걸어놓은 3개월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나는 내년 1월 중순에 빅히트 물량이 대거 풀릴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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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스틱은 지난 17일 시간외매매(블록딜) 형태로 빅히트 주식 40만주를 1주당 16만5215원에 매도했다. 이에 따라 스틱의 빅히트 보유지분은 9.17%에서 8.05%로 낮아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660억8600만원 수준이다.
앞서 스틱은 빅히트 상장 첫 날인 지난 10월 15일에도 보유주식 19만6177주를 1주당 31만2874원에 장내 매도하면서 613억7868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스틱이 내다 판 빅히트 주식 수익은 1274억6468만원에 이른다. 2년 전인 2018년 10월 1040억원을 들여 빅히트 구주를 인수한 원금을 단번에 벌어들인 셈이다.
21일 종가 기준 빅히트 시가총액(5조6464억원) 대비 스틱이 현재 보유한 빅히트 지분(8.05%)의 산술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4517억원에 달한다. 이미 시장에 매도한 지분까지 더하면 산술적으로 5800억원 규모로 불어난다. 불과 2년전 투자한 금액과 비교하면 5.5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과거 SV인베스트먼트가 2011년 빅히트에 30억원을 투자해 원금 대비 27.5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투자 금액을 감안하면 스틱이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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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구주 매입 때 사용한 스틱의 스페셜시츄에이션(SS) 1호 펀드가 내년에 설립 5년 차에 접어든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PEF운용사들은 통상 4~5년에서 길게는 8년 주기로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유치한 금액으로 매물을 사들여 수익을 낸다. 재무적투자자(FI)로는 이례적으로 기업공개(IPO) 시점까지 기다린 상황에서 서서히 엑시트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특히 SS 1호 펀드의 경우 지분 대다수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LP)가 보유한 상황에서 투자자에게 흡족한 수익률을 안겨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을 확보하고 추후 수익구간으로 접어들면 사전에 정한 비율대로 수익에 대한 성과 보수를 가져간다”며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려 인센티브를 추가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선은 스틱의 빅히트 지분 70%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내년 1월에 쏠린다. 스틱은 상장 당시 3대 주주로서 오버행(대량의 대기물량) 우려를 덜기 위해 보유주식의 70%에 대해 3개월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내년 1월 15일 이후로는 보유 지분에 대한 매도가 자유로운 상황. 한꺼번에 전체 지분의 8% 가까운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소화해야 하는 물량이 많다 보니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는 방법을 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선 방식처럼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장내 매도나 블록딜을 통한 회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