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에스크(ASKfm)'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의 '에스크' 계정를 적어 놓는 것.
'에스크'는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에스크 계정을 만들어 주소를 자신의 SNS에 올리면, 아무나 해당 계정에 질문을 올릴 수 있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철저하게 '익명'.
계정 주인이 질문에 답을 하면 답변이 전체 공개된다. 에스크와 연동된 자신의 SNS에 답변이 자동으로 기록되어서다.
현재 '에스크'의 전세계 사용자 수는 약 2억1500만 명.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에스크를 내려받은 사람은 약 9000만명에 이른다. 에스크에 따르면 매 분마다 무려 1만972개의 질문이 새롭게 올라오고 있다.
익명에게 왜 '질문' 받나?
질문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서비스. 자칫 꺼림칙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젊은 세대는 이를 즐기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에스크 사용자 김수지(가명)씨는 "왜 에스크를 사용하냐"는 기자의 말에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해준다는 사실이 재밌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연예인이나 스타들에게 궁금한 점이 생기지 않냐"며 "내가 그만큼의 셀럽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게 질문을 하러 오는 사람은 내게 그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롤링페이퍼' 등 비슷한 서비스도 인기
에스크와 유사한 '롤링페이퍼' 서비스도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롤링페이퍼 에 들어가 페이퍼 주소를 만들고 SNS 등에 공유하면 해당 주소를 통한 익명의 누군가에게 자신에 대한 질문 및 코멘트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기자가 자신의 SNS계정에 자신의 롤링페이퍼 주소를 올리면 누군가 기자에게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글로 남기는 것이다.
롤링페이퍼 안에 담길 내용은 자유다. 에스크처럼 질문 및 코멘트 하나하나에 답변을 할 수 없지만, 익명의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글을 남긴다는 점에서 서비스 성격이 비슷하다.
롤링페이퍼에 따르면 21일 기준 이용자 수만 무려 149만3153명에 이른다.
양날의 검...욕설·비방 우려도
실제 에스크에서 욕설 및 비방 질문을 받아 이용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도 있다.
2013년 영국에 거주하는 한나 스미스(당시 14세)가 자신이 습진에 걸렸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가 조롱과 욕설을 무차별적으로 받아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에스크'를 통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에스크'를 검색하면 "누구인지 모를 사람에게서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며 "고소가 가능하냐"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에스크는 "위협, 괴롭히는 질문 및 답변, 포르노와 성적으로 노골적인 이미지, 총기 등의 게시물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어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내의 경우 에스크 지사가 해외에 있어 피해를 입더라도 이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존중·관심 욕구 익숙한 플랫폼 통해 나타나"
전문가는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에게서 '에스크'가 유행하는 이유를 '존중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대를 떠나 사람은 누구나 관심과 존중을 받고 싶어 한다"며 "젊은 세대의 경우 자신에게 익숙한 온라인 환경을 토대로 이러한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적인 예를 들자면 보통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과 연예인에게 질문을 한다"며 "익명의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고 답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다 명확해 진다"며 "이 과정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