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오뚜기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내수시장이 정체한 상황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경쟁사에 비해 낮고 ‘갓뚜기’(갓(God·신)+오뚜기)라 불리는 ‘착한 기업’ 이미지도 기업의 운신폭을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수혜가 사라질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대비 전략이 필요하지만 오뚜기의 경우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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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출도 조금씩 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해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오뚜기의 매출 비중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라면 시장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각각 전체 매출의 30% 이상, 6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한참 낮다.
농심은 지난 3분기 해외 법인 매출 비중은 중국·미국·일본·호주 법인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 24.2%에서 25.5%로 1.3%포인트(p) 높아졌다. 국내 법인의 해외 수출액을 더하면 해외 시장의 매출 비중이 30%를 웃돌 것이란 설명이다. 삼양라면 또한 지난 3분기 해외 수출 비중이 60% 가까운 수준까지 확대했고, 팔도 또한 라면 매출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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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라면 수출액은 급격히 증가했다. 2016년 2억9034만달러(약 3231억 원) 수준이던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4억6700억달러(약 51987억)로 59% 급증했다. 이미 올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 5억420만달러(약 5613억원)를 기록해 전년 전체 수출 규모를 넘어섰다. 내수시장만으로 지속 성장을 꾀하기엔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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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기업 경영에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재 진라면과 즉석밥인 ‘오뚜기밥’의 경우 타사 경쟁 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그럼에도 착한 기업 이미지 탓에 가격을 올리기 어렵고, 자칫 경영상 도덕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타격은 여타 기업에 비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착한 기업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되다 보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할 여러 상황에서도 주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야해 경영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최근 경영 트렌드가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윤리적 브랜드 마케팅을 장기적으로 하다 보면 주가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