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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위기는 사실 예견된 결과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가 2724만 1000명이고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합이 552만 3000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이 20.2%나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들이 전체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콜롬비아(50.1%), 멕시코·그리스(31.9%), 터키(31.5%), 칠레(27.2%), 코스타리카(26.6%) 다음으로 높았다. 자영업자 비중이 낮은 곳은 미국(6.1%), 러시아(6.7%), 캐나다(8.2%) 등 순이었다. 가까운 일본(10.0%)도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해마다 감소해왔다. 2014년 26.8%에서 2015년 25.9%, 2016년 25.5%, 2017년 25.4%로 조금씩 줄어든 모습이다. 그럼에도 순위는 연간 10위 밖으로 밀려본 적이 없다.
특히 도소매·음식숙박업·개인서비스업 등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아 생존율도 떨어진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신생 기업 5년 생존율은 31.2% 수준이지만 숙박·음식점업만 떼어 놓고 보면 20.5%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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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의 날개 없는 추락에 대비할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부실하다. 특히 근로자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인 고용보험 가입률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자영업자는 2012년부터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에 임의 가입하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만 71명에 그쳐 전체 자영업자의 0.5% 수준에 불과하다.
현행 제도 아래서는 자영업자가 고용보험을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고용보험은 자영업자가 가입할 유인이 없다”며 “임금 근로자는 기업과 근로자 보험료를 절반씩 내지만 자영업자는 전부 내야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준조세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어 “특히 보험 혜택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자영업자는 보험료를 납부할 여력이 없다”며 “보험의 재원이 될 고소득 자영업자는 소득과 재산이 노출될 위험을 감수하고 가입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논의되길 희망한다”며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연구용역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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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영업자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인 문제가 과당경쟁이었던 만큼 앞으로 경쟁력이 있는 자영업자를 집중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과당경쟁을 하던 자영업계에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양상”이라며 “코로나가 사라지더라도 소비 패턴이나 방법 등 수요의 방식이 달라져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앞으로는 모든 자영업자에 대한 조건 없는 지원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자영업자가 생존하도록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며 “자영업이라는 링에 오르려면 교육 등을 통해 링에 오를만한 자격을 갖췄는지 검증하는 방향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