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가치 회복…"러시아 정부 개입·에너지 수요탓"

메리츠증권 보고서
  • 등록 2022-04-12 오전 8:00:02

    수정 2022-04-12 오전 8:00:0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최근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쟁 발발 이후 달러화 대비 루블 가치는 달러당 140루블에 근접했으나, 최근에는 전쟁 직전 수준에 근접 한 80루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루블화 가치 회복의 배경으로 러시아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높아진 원유·천연가스 가격 및 지속되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요가 환율 정상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는 수출 기업들에 대한 외화수입 80% 루블화 환전을 의무화했고, 내/외국인의 해외 송금 및 증권 매각을 금지시켰으며, 기준금리를 20%로 올려 통화가치 방어에 나섰다.

또 전쟁 발발 초기 서방 국가들의 에너지 금수조치 가능성을 반영하며 루블화 가치도 빠르게 절하됐지만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20%를 하회하던 러시아산 가스 수입 비중이 27%로 회복됐다. 이와 동행해 루블화 가치도 회복됐다.

이 연구원은 “최근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러시아 우랄유(Ural) 스프레드(차이)가 추가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인도, 중국 등 국가들의 러시아 원유 구매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면서 “국국제금융협회(IIF)가 올해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000~2400억달러로 추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루블화 가치의 유지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원은 “제재 장기화에 따른 러시아 경기 악화 가능성이 존재하고, 구조적 위험 또한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제재에 고객주문이 위축되며 러시아의 3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38.1포인트를 기록하며 기준선을 하회했고, 제조업/서비스업 PMI 코멘트에서 기업들의 국내/외 수요 전망이 악화되었음이 이를 확인시켜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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