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실패 이유는 집값만 올리고 정주여건 악화

살기 힘든 청년들 떠날 수밖에
계획 인구 4분의 3만 이주…규모의 경제 실패
일자리 찾지 못한 청년층, 수도권으로 몰려가
  • 등록 2021-01-11 오전 5:00:00

    수정 2021-01-20 오후 12:15:0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의 지방 균형 발전 정책이 여전히 어긋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해 지난 2007년 지정된 혁신도시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상태다. 젊은층이 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영태(사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고령화의 해법으로 ‘인구 재배치’를 꼽고 “혁신도시의 취지는 맞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만7500명으로, 1년전 1만28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은 갈수록 증가하고 지방소멸위험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지방소멸위험지수’ 조사를 통해 전국 228개 시군구 기준 105곳(46.1%)을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으로 0.5 미만이면 인구감소가 불가피해 소멸위험 지역으로 규정한다.

2019년 5월 93개(40.8%)에서 12곳이 증가했다. 대부분의 군단위는 이미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했고, 이제 ‘시’단위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절반에 달하는 지방이 소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심화하는 인구절벽 현상과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 인구 유출이 지자체 소멸 가능성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혁신도시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자립형 지방화를 위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도시 건설과 연계해 지역특성화 발전과 지방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추진됐다. 부산, 대구, 나주 등 10개 도시에 115개의 공공기관을 분산·이전시켰다. 하지만 혁신도시의 인구는 계획의 4분의 3에 그쳤고 수도권 인구는 다시 순증하고 있다.

조 교수는 “청년이 살기위한 도시가 되려면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혁신도시가 실패했다”며 “지방의 집값만 오르고 있고 정주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 정부가 공기업을 정치적으로 배분하면 또 다시 실패한다”며 “그나마 혁신도시 중 성공사례인 부산의 경우처럼 원래 도심 기능을 했던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원을 집중해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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