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의 임성현 연출은 7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공연 취소에 대한 아쉬움을 이렇게 털어놨다. 담담한 목소리에서 공연 취소에 대한 복잡한 심정이 전해졌다. 그는 “교회의 문제를 다루고자 준비한 공연이 교회에서 확산된 코로나19로 못하게 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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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와 극단 쿵짝 프로젝트가 공동제작한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한국 기독교의 보수화와 소수자 혐오 문제를 짚어보는 작품이다. 기독교가 그동안 배제했던 퀴어(Queer,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용어)를 예배 전담자인 제사장으로 세우고 예배 형식을 차용한 이색적인 무대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다.
임 연출이 생각하는 기독교가 추구해야 할 본연의 가치는 사랑과 평등이다. 그는 “한국 기독교는 오히려 반대를 향해 가고 있다”며 “한국 사회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으로 혐오의 언어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 문제의 근원을 자세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에 등장하는 퀴어 제사장은 2003년 만 1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퀴어 운동가 육우당(본명 윤현석)을 모티브로 삼은 인물이다. 성소수자면서 크리스찬이었던 육우당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기독교로부터 동성애 혐오 공격을 받아 결국 죽음을 택했다.
당초 이번 공연은 실제 예배처럼 관객과 배우들이 함께 노래도 부르고 성찬식으로 쿠키를 나눠 먹으며 진행할 예정이었다.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공연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게 됐다. 임 연출은 “비록 온라인이지만 관객들이 공연장에 온 것처럼 공연과 함께 하면서 특별한 공동체를 경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의 온라인 공연은 오는 13일 오후 3시 서울문화재단 ‘스팍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 1회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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