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에서 자동차까지…600조 시장을 구독하다

[일상 파고든 구독경제]①
미국 구독경제 규모 매년 200%씩 성장
소비 패턴 변화…'소유'보다 '사용' 중시
"구독경제 생존, 킬러 콘텐츠서 갈려"
  • 등록 2020-01-10 오전 6:45:00

    수정 2020-01-10 오전 6:45:0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소유의 시대 가고 사용의 시대가 온다.”

티엔 추오 주오라(Zuora) 창업자 겸 CEO는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서브스크라이브드 2019’ 기조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주오라는 미국의 결제·소프트웨어 업체로 구독경제를 창시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추오 CEO의 주장처럼 사용 경험을 중시하는 구독경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미국의 구독경제 규모는 매년 20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구독경제가 가장 발달한 시장이다. 주오라가 개발한 구독경제지수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구독경제 시장은 미국 소매 매출대비 420%, 미국 경제보다 500%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구독경제는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5300억달러(약 6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4200억달러(487조원)에서 5년 만에 26%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구독경제 부상의 배경으로는 소비행태의 변화가 첫손에 꼽힌다. 추오 CEO는 구독경제 활성화와 관련 “소비자들이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부담 없이 경험하고 결과를 얻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구독경제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층이 밀레니얼 세대인 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이 구독경제의 특징과 맞물려 시장 활성화로 이어졌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구독경제의 매력으로 꼽힌다.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대표적으로 매월 일정 비용으로 수십만 개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달 구독료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반복 구매는 충성고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3년이면 전 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에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공유경제는 기존 산업과의 마찰로 인해 시장 안착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독경제는 그렇지 않다”며 “구독경제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소비자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개발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해 정해진 기간에 서비스·재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경제활동.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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