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뺄까?" 차례상 준비 겁나는 과일값

설 제수용품 24개 구입비 30만원…전년比 4.9%↑
사과·배·단감·곶감 평균 32% 올라…고물가 주범
작년 폭등 밀가루·식용유, 소폭 인하에도 여전히 비싸
수입물량 많은 소·돼지고기·달걀 그나마 하향 안정
  • 등록 2024-01-24 오전 6:03:00

    수정 2024-01-24 오전 7:01:53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은 과일 가격이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차례상에 올리는 대표 과일인 사과와 배 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30% 이상 급등한 가운데 단감과 감귤, 딸기까지 가격이 오르지 않은 과일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지경이다. 참기름과 밀가루 등 주요 식자재는 지난해 급등한 가격에서 최근 소폭 내리는 수준에 그치며 차례상을 준비할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30만원…과일 끌어올려

2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이하 협의회)의 1차 설 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 제수용품 24개 품목 평균 구입비용(4인 기준)은 1년 전 대비 4.9% 오른 30만717원으로 집계됐다. 유통업태별로 보면 전통시장이 평균 24만4794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뒤이어 일반 슈퍼마켓이 25만6095원, 대형마트 29만7894원, 기업형슈퍼마켓(SSM) 30만6775원, 백화점 46만1571원 순이었다.

제수용품 평균 구입비용 상승의 주범은 단연 과일이었다.

협의회 조사 품목 24개 중 과일류는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사과와 배 곶감, 단감 등으로 1년 전 대비 이들의 평균 인상률은 무려 31.7%에 달했다. 지난해 설 물가 1차 조사 대비 단감(5개) 가격은 48.0% 치솟았고 배(3개)는 36.1%, 사과(5개)는 30.8%, 곶감(상주산·10개)도 18.6%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단감의 경우 전년도의 폭염·폭우 등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공급이 부족한 것이 가격 상승의 주 요인으로 보인다”며 “배, 사과 역시 생산량 감소가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의회 조사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과일 가격 또한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감귤(10개) 소매가격은 1년전(3406원) 보다 30.9% 오른 4459원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겨울 대표 과일인 딸기(100g) 역시 같은 기간 7.4% 오른 2099원을 기록했다. 평년 대비해선 감귤은 48.8%. 딸기는 20.4% 오른 수치다.

작년 설 폭등했던 밀가루·식용유…내림세 ‘미미’

지난해 초 폭등했던 밀가루와 식용유 등 식자재 가격이 1년이 지난 올해 초까지 소폭 내리는 데 그치면서 평년 대비해선 여전히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지난해 불안한 국제곡물가격으로 치솟았던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은 이후 대두와 밀 국제가격 안정세에도 제품 가격 안정화는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설 물가 1차 조사 당시 식용유(1.8ℓ) 가격은 지난 2022년(6651원) 대비 28.0% 오른 8513원이었는데 1년이 지난 올해 초 7616원으로 10.5% 내리는 데 그쳤다. 밀가루(1㎏) 가격 역시 2022년 1678원에서 지난해 2040원으로 21.6% 급등했지만 올해 초에는 불과 2.5% 내려 1989원을 기록했다.

떡국떡 재료인 쌀 가격의 고공행진도 부담이다. 지난 22일 기준 쌀(20㎏) 소매가격은 1년전(5만743원) 보다 11.9% 오른 5만6794원을 기록했다. 협의회 설 물가 1차 조사에서 떡국떡(1㎏) 가격은 1년 전보다 12.7% 오른 7933원으로 나타났다.

쇠고기·돼지고기와 달걀 등 수입물량으로 대체 가능한 축산물은 그나마 올해 설 물가 부담을 낮추는 품목으로 자리했다. 지난해 대비 축산물은 3.6% 하락했는데 쇠고기(탕국용·양지)가 6.2%,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가 5.5% 하락했다. 계란(일반란·1판) 가격도 같은 기간 6.4%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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