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을 거듭하던 여야가 2004년 폐지된 지구당 부활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여야 대표 모두 지구당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어 20년 만에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전히 불법정치자금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고 국민 시선도 냉랭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고동진·윤상현 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영배·남인순·임미애·이해식 의원 등이 지구당 부활 관련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별 차이는 있으나 지구당 사무소 및 직원을 두고, 한도 내 후원금 모금을 허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구당이란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로 설립된 중앙 정당의 하위조직으로, 1962년 정당법 제정 때부터 도입됐다. 지구당은 당원 관리 외에도 중앙당-지역을 연결해 여론을 수렴하고 맞춤형 지역공약을 개발하는 역할도 했다. 또 지구당 사무소는 평소에는 당원 교육 및 의견 수렴 장소로, 선거기간에는 선거사무실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지구당을 없애고 나니 지역구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 대안으로 2005년 당원협의회(지역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지구당과 달리 사무소와 유급직원을 둘 수 없어 한계가 컸다. 특히 지역구에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는 현역 의원과 그렇지 못한 신인·청년·원외 정치인의 격차를 벌린다는 지적도 많다.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여야 당 대표가 앞장서서 지구당 제도 부활 논의를 주도하는 상황은 2004년 제도 폐지 이후 처음”이라며 “여야 대표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을 수 있겠으나 지도당 제도를 심도 있게 논의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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