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자유롭게 시험해볼 ‘운동장’ 마련해줘야”

[이제는 무탄소경제]⑤배양육
전문가·스타트업, 배양육 상용화 위해 산학연 협동 강조
대기업과 연구정보 공유 필요…“美 미스타 모델 도입해야”
“규제자유특구 서둘러 마련해야…상용화 시험 기회 제공”
  • 등록 2024-02-07 오전 5:35:00

    수정 2024-02-07 오전 5:35:00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전문가와 스타트업 현장에서는 배양육 관련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정부와 기업, 학계의 협업을 강조한다. 특히 대기업과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학계까지 연구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양육 규제자유특구를 마련해 자유롭게 상용화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운동장’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제언이다.

최인호 영남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교수.(사진=최인호 교수)
최인호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장(의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배양육 시장은 이제 개화하는 단계로 비용 절감과 대량 양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시점”이라며 “민간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기업과 연구자들이 기술적 허들을 넘기 위해 노력하고 국가도 제도적 뒷받침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면서 조금씩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연구소 등 학계에서 세포배양에 필요한 핵심 소재 및 기술을 개발해 민간 기업에 넘겨주면 대량 양산에 나설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며 “또 기업이 원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산학연 협동을 통해 줄기세포 성장을 촉진하고 배양육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양육 관련 일부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자체 R&D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투자를 넘어 스타트업과 공동 연구 및 협업 사례가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배양육 스타트업 심플플래닛을 운영하는 정일두 대표는 “기술 개발을 위해 소·돼지 도축장에서 세포 조직을 받아와야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 규제 등의 이유로 이런 부분이 쉽지 않다”며 “또 싱가포르나 미국은 배양육 원료가 되는 가장 기본단위 ‘세포주’ 라이브러리를 공공 데이터로 공유해 각 세포주를 어느 기업이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이 참여해 주도하면 세포주 라이브러리 공유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미스타’(MISTA) 모델을 참조해야 한다고 했다. 미스타는 대기업, 스타트업, 연구소 등 식품 관련 기관들이 멤버십 형태로 가입해 푸드테크 산업 관련 협업을 독려하는 단체다.

정 대표는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논의해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며 “시장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모델인 만큼 국내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일두 심플플래닛 대표. (사진= 심플플래닛)
정부의 역할 관련해서는 배양육 관련 규제자유특구를 서둘러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북 의성군이 배양육 규제자유특구를 신청해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후보 특구로 선정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최 소장은 “규제자유특구에서 기업들이 자유롭게 배양육을 생산하고 상용화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며 “향후 2~3년간 성공 사례를 관찰하면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전체적인 규제 완화 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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