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CLASS] 성인 10명중 3명이 당뇨, 합병증 주의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등록 2020-12-19 오전 8:09:16

    수정 2020-12-19 오전 8:09:16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한국 30세 이상 성인 약 7명 중 1명(13.8%)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 유병률은 연령 증가에 따라 계속 증가한다. 특히, 65세 이상 성인에서는 약 10명 중 3명(27.6%)이 당뇨병이다. 환자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합병증 발생을 증가시킨다. 심뇌혈관질환, 망막병증, 신장병증, 족부궤양 등 다양한 만성 합병증이 발생하며, 개인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트린다. 또한,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초래해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하시킨다.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으로 인한 공중보건 문제는 향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병 환자를 상회하는 당뇨병 고위험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복혈당 기준 당뇨병 고위험군 유병률은 30세 이상 성인의 약 25%에 달한다.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당뇨병 고위험군의 연간 5-10%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머지않아 심각한 ‘당뇨 대란’이 도래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당뇨병 예방에 대한 해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5-7%의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집중 생활습관 중재, 메트포르민 등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의 선제적 사용은 대조군에 비해 당뇨병 발생을 30~60% 가량 억제했다. 특히, 연구 종료 후에도 장기간 지속됐다. 참여자의 10, 20년간의 장기 관찰 연구 결과, 당뇨병 및 합병증 발생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근거해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조직적인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확산, 보급하고 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중재, 그리고 약물에 대한 보험 급여를 실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질병 치료가 아닌, 질병 예방에 대한 급여화는 그 예가 드물다.

우리나라처럼 당뇨병 유병률이 높고, 앞으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에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 보급은 유의미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유한 생활 양식과 문화적 특성을 가진 한국인에게 외국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국적 현실에 맞는 중재 방법을 개발하고, 이에 근거한 고유의 ‘한국인 당뇨병 예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에서는 한국인 2형 당뇨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국 당뇨병 예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국 상황에 적절한 생활습관 중재, 그리고 메트포르민 치료의 당뇨병 예방 효과를 표준관리군과 비교하기 위해 수행하는 임상 연구이다. 참여자들은 약 3년에 걸쳐 전문가의 체계적 상담과 관리를 받게 된다. 향후, 이를 토대로 ‘한국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이 확립된다면 우리나라 당뇨병 문제 해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의 건강한 생활습관 관리를 위해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 기반 기기를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운동, 식사, 수면 등 개인의 일상생활 데이터, 그리고 혈당, 혈압, 심박수 등 생체 징후 관련 데이터 등의 정보를 활용하여 개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지표의 미세한 변화를 미리 예측하여 질병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등 작은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고위험군에서 당뇨병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최신 IT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기기들을 적극 활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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