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아시아나 품는 대한항공…기내식·MRO 개편에 쏠리는 눈

대한항공, 아시아나한공 인수 소식 공식화
기내식·면세·마일리지·MRO 부문 재편 관심
한앤코 인수한 기내식 사업 중장기 전망↑
MRO 통합설 '솔솔'…마일리지 재편도 관심
  • 등록 2020-11-18 오전 12:20:00

    수정 2020-11-19 오전 8:40:1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정부와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M&A)으로 자본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후속 조치로 이뤄질 사업 개편에 눈길이 쏠린다.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社)의 단계적 통합 추진은 물론 기내식·면세 사업부, 마일리지, 항공기 정비(MRO)부문 조정이 차례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와 산은이 효율성을 끌어올려 글로벌 항공산업 톱10 수준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만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작업과 맞물려 관련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에 항공업계 재편 촉각

산업은행은 전날(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발표하면서 양사가 보유한 LCC에 대한 단계적 통합 추진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결합 시기나 방법, 운영방안 등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 후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탄생할 대형 LCC의 등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장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할 경우 보유 항공기 60대에 연간 매출(지난해 기준) 1조 7000억원 규모의 ‘메머드급 LCC’가 탄생하게 된다. 44대의 항공기로 지난해 1조38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제주항공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사가 통합하면) 아시아 전체에서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중복 노선 조정과 스케쥴을 다양화는 물론 지방공항 활성화와 제2 허브공항 육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 재편과 더불어 주목받는 관심사는 기내식·면세 사업부, 마일리지, MRO 사업 부문 재편이다. 해당 사업 부문들은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할 때부터 M&A 시장에서 꾸준히 관심을 받아온 분야다.

대한항공 기내식·면세 사업부는 지난 8월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9906억원에 인수하면서 새 주인을 맞은 상태다.

당초 한앤코가 기내식·면세 사업부 인수 당시 볼트온(유사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가정간편식(HMR) 시장 잠재력에 과감한 베팅을 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기내식 사업부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이후 약 1500억원 가량의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시장) 매출을 밸류(기업가치) 산정에 추가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산술적으로 기존 매출 1000억원에 캡티브 1500억원이 더해진 2500억원을 매출로 잡은 뒤 영업이익률(약 30%)에 멀티플 10~11배를 적용해 8000억원 수준에 밸류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내식 사업부 8000억원 안팎에 면세사업부 1500억원, 기타 재고자산 400억원 등을 더해 최종 밸류에이션이 나왔다는 계산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기내식 선점 한앤코 ‘미소’…마일리지·MRO 향방 관심

최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항공 기내식·면세 사업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중장기 밸류에이션 상향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앤코가 (대한항공 기내식·면세사업부를) 인수할 당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관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 부문 재편에 따라 앞선 인수 소식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내식·면세 사업부와 함께 M&A 시장에 매각설이 돌았던 마일리지, MRO 사업부문 재편도 관심사다. 국내 두 개 뿐인 국적 항공사의 합병인 만큼 마일리지 사업부 재편을 두고 업계는 물론 마일리지를 보유한 일반 고객들의 관심이 적지 않다.

특히 항공권 구입 과정에서 발생한 마일리지를 일종의 재화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해당부문에 대한 정리 작업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MRO 사업부의 향방도 눈여겨볼 요소다. 무려 5개 항공사를 한지붕 아래 두는 작업인 만큼 항공기 정비와 관리·보수를 전담하는 통합 법인을 출범한다는 계획이 힘을 얻고 있다.

통합법인 설립으로 그간 해외로 떠났던 국내 LCC 항공기의 MRO 수요를 붙잡는 동시에 반대로 일부 외항사의 MRO 수요까지 끌어들여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어 조심스럽다”면서도 “시장 방향이 사업부문 분리 매각에서 통합법인 설립으로 큰 방향이 기운 만큼 합병 과정에서 해당 사업부문에 대해 어떤 논의와 조율을 거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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