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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가 대한민국의 답답한 정치현실을 떠올리며 일갈했다. 2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모처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는 “잘못에 사과할 줄 모르는 정치가 이어지다 보니 나라 꼴이 우습게 됐다”며 “아마추어 같은 미숙한 정권에 야당도 제 할 일을 하지 못한 탓”이라 말했다.
내각이 안 보인다… 靑 중심 국정운영에 물음표
한 총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리틀DJ’라 불리며 동교동계 좌장 역할을 하다 한발 물러난 정치 원로다. 현실정치에서 비켜나 있으나 작금의 현실은 안타깝다. 경제 위기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겹쳐 엄중한 상황인데 정쟁만 일삼는 여야 때문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여야가 해법을 모색하기는커녕 싸우기만 한다. 우리끼리 싸우다 외적을 맞았던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와 무엇이 다른가”라 한탄했다.
한 총재는 화해와 통합을 강조하는 ‘김대중 정신’이 정치권에서 실종된 데 안타까워했다. 협치에 애먹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이 납득할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미래통합당에 연달아 쓴소리를 남겼다. 누구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 대통령을 만난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문했다는데 반은 틀렸다. 사태 해결이 우선이다. 지나간 일을 일일이 따지면 정치가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내 편’만 보는 ‘정치기생충’은 지도자 안돼
한 총재는 어느 쪽이든 개과천선(改過遷善·지난 잘못을 고쳐 착하게 바뀌다)하지 않으면 4·15총선에서 심판받을 것이라 지적했다. 특히 집권여당을 향해 “여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특정 지지층만 믿고 몰아붙인 탓”이라며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이라고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조국 사태가 그 증거”라 꼬집었다.
한 총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 대표 등 대권을 노리는 정치 리더들을 향해 “정치기생충이 되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소속 정당의 집단논리 혹은 열성 지지자 눈치를 보지 말고 자기 정치를 하라는 의미다. ‘내 사람’만 보지 말고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보다 나음)에 빗대 ‘승어보스(BOSS)’라며 “정치인은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낼 때 그 리더십을 인정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