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률 낮은 의무보험 시장 활력 찾나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르면 이달 말 ‘소상공인 의무보험’ 교육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가맹점에게 필요한 보험을 네이버가 소개하고, 가입하고자 하는 보험 상품을 안내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 사업에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도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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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배상책임보험 이외에도 사이버공격이나 네트워크 문제 등에 따른 피해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보험, 업종에 따라 음식물의 변질 등을 보상하는 생산물배상책임보험, 배송취소 등을 보장하는 배송보험 등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의무보험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한 해 매출 5000만원 이상, 1000명 이상 가입자 정보를 보유한 온라인 사업자는 개인정보보호배상책임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고 미가입시 2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하지만, 실제 가입률은 9%(업계 추정) 수준으로 미미하다. 의무보험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이달 내 혹은 다음달 중 시행할 예정”이라며 “중개 사업이라기 보단, 소상공인에게 의무보험에 대한 가입 필요성과 가이드를 해주는 일종의 교육 사업”이라고 말했다.
車보험 무산되자 우회로 찾은 네이버
네이버가 사실상 보험업권 진출의 우회로를 찾은 것이란 평가가 많다. 네이버가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 사업을 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공익사업 격인 소상공인을 내세워 보험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포털에서 각 보험사 자동차보험 견적을 비교해주고 소비자가 원하는 보험사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계획했지만, 고액 수수료 논란이 일자 사업 추진이 중단됐다. 당시 네이버는 손보사에게 자동차보험 비교를 해주는 대신 광고비 명목으로 11%의 높은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은 ‘이미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 수수료까지 더해지면 보험료가 더 올라가게 된다’며 반발을 했다. 삼성화재가 가장 먼저 불참을 선언했고, 뒤이어 DB손보와 KB손보가 원점 재검토를 밝히면서 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네이버가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명분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서 “그간 판매 활로를 찾기 어려웠던 의무보험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보험사들은 네이버 등의 빅테크 진출을 두려워하면서도 끊임 없이 협업할 사업을 찾고 있다”며 “특히 2위권 보험사들은 사업비에 대한 적절한 조율이 가능하다는 전재가 있으면 빅테크와의 공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6월 네이버통장을 출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스마트 스토어 입점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금융권 영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