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이유 있네…기아 EV3, 긴 주행거리에 착한 가격까지[타봤어요]

EV9 축소판…소형이지만 존재감↑
넓은 실내·넉넉한 수납공간 확보
전기차다운 주행 감성…배터리 '든든'
아이 페달 3.0으로 전비 개선도
  • 등록 2024-11-28 오전 5:40:01

    수정 2024-11-28 오전 5:40:01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 핵심 요소만 골라 모았다. 긴 주행거리, 넓은 실내, 착한 가격까지 매력 요소를 모두 갖춘 기아(000270) EV3가 전기차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기아 EV3. (사진=기아)
기아 EV3는 지난 7월 출시 이후 네 달간 국내 시장에서만 1만106대 판매된 인기 차다. 지난달 25일 기아 EV3 롱레인지를 타고 서울 시내와 경기 용인시 등 120㎞를 주행하며 그 이유를 체감했다.

처음 만난 EV3는 마치 EV9의 축소판 같다. 멀리서도 단번에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임을 알아볼 수 있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한 전면부·후면부와 직선을 살린 실루엣이 기아 전기차만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기아 EV3 롱레인지 모델 전면부.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EV3는 전장 4300㎜, 전폭 1850㎜, 전고 1560㎜의 콤팩트한 차다. 하지만 EV3 운전석에 앉으니 소형 SUV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로 널찍했다. 스티어링 휠 너머 디지털 클러스터는 중앙까지 길게 이어지며 개방감을 주고, 디스플레이는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 공조와 주요 기능은 물리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기아 EV3 롱레인지 모델 1열.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 EV3 롱레인지 모델 2열.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기차다운 특징도 극대화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실내 바닥이 평평한 만큼 수납 공간을 곳곳에 늘렸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센터콘솔에는 콘솔 테이블이 적용됐고, 아래에도 컵 홀더와 넉넉한 공간이 생겼다.

EV3는 롱레인지 모델 기준 81.4kwh(스탠더드 모델은 58.3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완충 주행가능거리가 약 501㎞로 서울에서 부산에 도착하고도 넉넉히 남는 용량이다. 모터는 최고 출력 150kw, 최대 토크 283Nm의 주행 성능을 뿜어낸다.

넉넉한 주행 거리와 배터리, 모터 덕분에 도심과 고속도로를 거쳐 서울부터 경기도까지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든든했다. 특히 도심에서는 ‘아이 페달 3.0’을 활용해 주행할 수 있어 피로감이 없었다.

기아 EV3에 탑재한 아이 페달(i-PEDAL) 3.0 기능.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 EV3에 탑재한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아이 페달 3.0은 회생제동을 통해 가속 페달만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완전 정차까지 가능한 전기차만의 ‘원 페달 드라이빙’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가장 낮은 회생단계(0단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전비를 높여준다. 또한 회생제동 특유의 울컥거림을 줄일 수 있어 승차감도 개선한다. 이 기능은 중앙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휠 뒤에 달린 패들시프트 레버로도 켜고 끌 수 있어 주행 중 편의를 극대화했다.

고속 주행에서는 전기차답게 밟으면 튀어나가는 민첩함이 돋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차량이 질주하는 느낌이다. 소형 SUV인만큼 차로 안에서 자유롭고, 좁은 골목도 재빨리 빠져나갈 수 있어 편안했다.

기아 EV3. (사진=기아)
그러면서도 실내는 정숙했다. 도로 소음이나 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데다, 내연기관차의 엔진소리도 없다. 다만 시속 110㎞ 수준의 고속 상황에서는 가속력이 다소 아쉽기도 했다. 빠르게 반응하기는 하지만, 차가 속도를 버거워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주행을 마친 뒤 전비는 7.0km/kwh로 공인 전비(복합 기준 5.1km/kwh)보다 높았다. 주행을 시작한 오전 8시 반께 89%였던 배터리 잔량은 120km를 주행해 귀가한 오후 10시 62%였다.

전기차 대중화를 겨냥한 EV3의 가장 큰 강점은 잘 만든 좋은 차를 합리적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아는 EV3를 스탠더드 기준 4200만원부터, 롱레인지 기준 4650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차 세제혜택과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원대 중반 수준이다. ‘착한’ 전기차의 시대에 걸맞은 차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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