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다시 힙해진 아바타’…엔터사 러브콜 쇄도하는 제페토

빅히트·JYP·YG, 제페토에 190억 투자
증강현실 속 3D아바타 신사업에 '군침'
코로나에 간접 참여형 사업으로 급부상
Z세대 소통창구…글로벌 수요 더 늘것
  • 등록 2020-11-11 오전 12:10:00

    수정 2020-11-11 오전 12:1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연예 기획사들이 증강현실(AR) 사업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사 소속 연예인의 ‘가상현실 세계 입지 다지기’에 통 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투어나 대면 행사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AR시장을 신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AR 아바타(Avatar) 서비스 ‘제페토’(ZEPETO)를 제공하는 네이버제트는 지난 9일 아이돌그룹 ‘트와이스’로 유명한 JYP Ent.(035900)로부터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제트는 투자유치를 통해 JYP가 보유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제페토 서비스에서 콘텐츠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제페토가 3D 아바타로 구현한 ‘트와이스’ 티저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70만회를 넘기며 인기몰이 중이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방탄소년단(BTS)으로 유명한 빅히트(352820)엔터테인먼트와 YG인베스트먼트, YG플러스로부터 총 12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국대 대형 연예 기획사들에게 17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제페토는 2018년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출시한 3D 아바타 제작 서비스다. 제페토는 올해 5월 스노우에서 네이버제트로 분사한 뒤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제페토월드’라는 공간에서 구현한 아바타가 글로벌 이용자들과 만나 게임과 채팅, 셀카찍기 등을 할 수 있다.

제페토는 단순한 아바타 서비스를 넘어 전 세계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 사이에서 주요 매개체로 자리하며 지난 8월 글로벌 가입자 1억800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제페토에서 다양한 IP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콘텐츠도 9억건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로서는 AR 사업이 코로나19 시대에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신사업으로 꼽는 분위기다. 하늘길이 막히며 아이돌의 해외 콘서트 일정이 중단된 상황에서 음반이나 굿즈(기념품) 사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빅히트의 경우 음원 발매나 공연처럼 가수가 직접 참여하지 않는 ‘간접 참여형’ 사업 비중이 2018년 31.2%에서 올해 상반기 47.8%로 늘어났다. 코로나19로 팬들과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플랫폼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선 기획사들과 함께 대형 기획사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도 데뷔를 앞둔 신인 아이돌그룹 ‘에스파’(aespa) 데뷔에 맞춰 가상현실 세계에서 활동할 아바타 캐릭터를 함께 공개하며 AR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AR시장에 자본이 몰리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시각특수효과 업계 관계자는 “SNS가 하나의 문화 흐름으로 자리했던 것 처럼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AR플랫폼을 하나의 소통 창구로 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주 팬층이자 소비층이 주를 이루는 시장을 타깃으로 한 관련업계의 진출이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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