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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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경기에 취약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증가세가 점점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제2금융권 대출이 대부분이다. 신용이 취약한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자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 문제는 대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데 반해 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이다. 저신용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1%(6조4000억원)로 전체 산업대출 증가율 6.9%를 두 배 가량 웃돌았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호텔 등 대형 사업자들도 포함돼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경기 부진 여파로 인한 자금난 탓에 해당 업종의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9.9%에서 4분기 10.7%, 지난 1분기 11.4%에서 2분기 12.0%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은 12.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2.8%) 이후 최대폭 증가다.
문제는 이같은 대출 증가의 대부분이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는 점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도소매·숙박음식점 대출 증가율은 지난 3분기 31.7%(4조3000억원)로 30%를 처음 넘어섰다. 특히 도소매업에 대한 대출증가율은 38.3%(3조4000억원)에 달했다. 신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늘렸다는 뜻이다. 대표적 내수 업종으로 이 업종의 대출은 경기 둔화될 때 주로 증가한다.
반면 내수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으로 소득은 주춤하고 있다. 통계청의 ‘3·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를 보면 산업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전국·2인 이상)에서 도소매·운수·숙박음식업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지난 1분기 마이너스 1.9%를 기록한 이후 2분기 0.4%, 3분기 1.3% 수준으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투자 부진으로 제조업 대출은 둔화했다. 제조업 전체 산업대출은 3분기 중 1조9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출 목적의 대부분은 운전자금(1조5000억원)으로 설비투자 부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건설업 대출은 1조3000억원(4.1%) 증가해 2분기 1000억원(2.9%)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9월 말 산업대출 잔액은 1183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분기 7.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3분기 대출 증가는 다소 주춤해진 편이다. 전체 산업대출 가운데 운전자금은 14조4000억원, 시설자금은 6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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