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바이오 진출… 1년만에 '동전주' 된 동양네트웍스

동양네트웍스, 1년만에 주가 1/10 토막 '동전주' 전락
2018년 독일 바이오社 '메디진' 인수 효과도 無
25대1 감자결정… 부실한 펀더멘털 '주의'
  • 등록 2020-01-14 오전 4:30:00

    수정 2020-01-14 오전 4:30:00

(자료=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IT 서비스·유통 업체인 동양네트웍스(030790)가 최근 1년 사이에 주가가 10분의 1 가까이 떨어져 ‘동전주’로 전락했다. 영업 적자가 지속되며 재무 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바이오 사업 진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 까닭이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감자를 결정하면서 주가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전 거래일 대비 2% 하락한 29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초 22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87%, 작년 4월 기록한 52주 신고가인 3360원과 비교하면 무려 91% 하락한 것이다.

최근 주가하락이 더 가팔랐던 것은 감자결정 때문이다. 지난 7일 동양네트웍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를 대상으로 25대 1 비율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감자를 통해 자본금은 742억원에서 30억원으로 줄어들며, 발행 주식 수는 1억4832만주에서 593만주로 감소한다. 이같은 감자 공시 이튿날인 8일에는 30% 급락한데 이어 9일에도 16% 떨어졌다.

상장사가 25대 1 비율로 감자를 실시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로, 지난해 10월 퓨전데이타(195440) 이후 3개월여만의 일이다. 퓨전데이타는 지난해 상반기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동양네트웍스 역시 자본 건전성이 심각한 부실에 놓이면서 대규모 감자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실제로 동양네트웍스는 2015년 65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에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도 약 139억원에 달해 5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만일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 상장사였다면 상장폐지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5년(90억원) 적자를 기록한 후 해마다 수십억원에서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 진출을 선언했던 2018년 영업적자는 198억원으로 지난 5년래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보였다. 그 해의 영업활동상 현금흐름은 283억원 유출로, 현금 사정이 크게 악화했다.

회사는 펀더멘털 부실에 빠져 있음에도 2018년 신약개발 기업 ‘메디진’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에 나섰다. 메디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로, 급성골수성 백혈병 치료, 면역항암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의 주가는 메디진의 임상 돌입 소식, 미국 나스닥 이전 상장 가능성 부각 등의 모멘텀에 따라 크게 올랐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한편 최근 감자 공시 직전에 기타법인이 300여만주가 넘는 주식을 매도하는 등 사전정보 유출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기타법인은 감자 공시가 나오기 전인 2일부터 7일까지 총 300여만주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급락을 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당시 최대주주였던 메타헬스케어투자조합이 보유한 주식 1418만주(14.01%) 전량을 포르스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재는 와이퀸텟, 라임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등이 12~14%대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펀더멘털이 불안정한데다가 잦은 공시와 이를 번복하는 경우에는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양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전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후 오는 3월을 목표로 IT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결정하는 등 회사의 재기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해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부양 수단으로 자주 이용되는 바이오 사업 진출을 활용하는데다가 최근 감자 등의 이슈가 겹치기까지 한 상황이라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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