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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있는 자영업자, IMF 이후 최장기 감소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9월 고용동향(이하 전년동월 대비)’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34만8000명 증가해 2740만4000명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1%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9년 이래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0.5%포인트 하락한 3.1%로 5년 만에 최저치였다.
3대 지표는 개선됐지만 자영업 상황은 더 악화했다.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14만1000명으로 11만9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49만1000명으로 16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임대료 상승, 경기 부진 등으로 폐업했거나 종업원을 해고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한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도·소매업 등 자영업 업황이 부진하다 보니 리스크를 덜기 위해 고용원 없는 창업이 늘고 있다”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고용원을 해고하고 혼자 영업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6만4000명 감소했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다 보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작년 12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규모는 작년 12월 2만6000명에서 올해 6월(12만6000명), 7월(13만9000명), 8월(11만6000명), 9월(16만6000명)으로 4개월 연속 1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경제의 엔진인 제조업 부진도 심각하다. 제조업은 작년 4월부터 18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1만1000명 감소해 지난 3월(10만8000명) 이후 다시 감소 폭이 10만명대로 늘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업황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357만2000명으로 작년 9월보다 7000명(0.2%) 줄었다. 자동차업, 반도체 관련 기계장비업 실적 부진으로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9개월 만에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동욱 과장은 “60대 이상 재정 일자리가 전년보다 10만개 늘어난 게 1~17시간 단기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1.8~1.9% 우려돼”
제조업 부진으로 한국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 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작년 9월보다 17만9000명 줄어 전세대 중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40대 고용률은 78.3%로 0.9%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은 유일하게 40대에서만 떨어졌다. 지난달 하락 폭도 작년 8월(-0.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0대의 취업자 감소는 고용 악화가 구조적·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수출·세계경제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40대와 제조업의 고용지표가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 내년 2.2%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0.7%)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일자리보단 규제혁신 등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정부재정 일자리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이 1.8~1.9%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중소기업·대기업을 가리지 말고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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