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로 유명한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이 ‘묻지마 살인’으로 불리는 데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유사한 사건이 여럿 발생했는데 아직도 ‘묻지마’라고 부른다면 그동안 범죄를 분석하고 범주화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다는 것인가”라며 “치안당국과 사법당국의 직무유기를 방조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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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어떠한 상황에서 공격성을 드러냈을까. 배 교수는 과거 조선이 신림동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다른 손님을 소주병으로 폭행한 사건에 주목했다. 그는 “조선은 허풍이 세고 과시욕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에도 친구들에게 ‘내가 대장이야’라고 보여주고 싶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사한 살인 예고 글이 다수 게재되며 또 다른 논란이 됐다. 배 교수는 “조선의 범죄에 자극받은 누군가가 모방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며 “그때는 흉기가 아니라 엽총이 될 수도, 자동차가 될 수도, 불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흉기 구매를 인증한 글을 장난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조선 역시 범행 전 ‘홍콩 묻지마 살인 사건’ 등 유사 사건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끝으로 배 교수는 “이런 범죄는 칵테일 요법(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약을 병용하는 것)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은 사건에 대해 담백하게 보도하고, 당국은 커뮤니티 등에 자제를 요청하고, 학교나 지역사회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교육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