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상고하저'… 반도체·소부장·5G·콘텐츠 담아라

증권가 "2020년 올해보다 나을 것, 흐름은 상고하저"
미·중 무역분쟁, 미국 대선은 불확실성 요소
바닥 찍은 반도체, 상승 추세 이끌 것
반도체와 5G, 소부장 등 성장 가능성 높아
  • 등록 2019-10-31 오전 12:30:00

    수정 2019-10-31 오전 12:30: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내년 국내 증시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보다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증권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보면 2500선까지도 넘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로 떠오르며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 “적어도 올해보단 증시 오른다”… 상고하저 흐름

30일 증권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지수의 예상범위를 보면 1900~2500선까지 전망하고 있다. 밴드 폭이 넓은 편이지만 최소한 올해보다는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장중 기준 1월 2250선까지 올랐다가 8월 1890선까지 미끄러지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 저점과 고점이 적어도 올해보다는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증시 전망을 밝게 보는 가장 큰 근거는 코스피 상장회사들의 이익추정치 상향 조정이다.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올해 85조원에서 내년 100조원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도 업황이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는 2분기 조정을 거쳐 연중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큰 폭의 이익 증가율에 대한 효과가 반영되며 코스피 지수는 2000포인트 초반의 지지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5%까지는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체적인 흐름은 ‘상고하저’를 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미·중 무역협상,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예상된데다가 각국의 완화 정책의 효과도 하반기까지는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020년에도 미·중 간의 관세 부과가 이어지고, 글로벌 교역량이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 코스피는 2000선도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늘어난 빚이 실물 경기에 투자되지 못함에 따라 경기 반등의 효과는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S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2020년 연말까지 활발하게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각종 금리·통화 정책들로 2020년 초반에는 나아질 수 있겠지만 후반기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반기엔 美대선, 미·중 무역전쟁 등 리스크에 주의

‘미·중 무역분쟁’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됐다. 과거 미국 대선에 비춰볼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출구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40% 수준까지 떨어져 결국 지지율 제고를 위해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 노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항하는 민주당 후보들의 법인세 강화 조치 등도 리스크로 지적됐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과 엘리자베스 워런 모두 법인세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친기업적인 정책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들이 당선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재선된다면 재선 이전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12월 미국이 예정된 관세를 부과한다면 관세율은 지난 9월 68.5%였던 것이 96.8%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미국 기업 이익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해 코스피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살아나는 ‘반도체’, 5G·소부장·콘텐츠 등 주목할 만

증권가에서는 추천 업종으로는 2020년 회복이 예상되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를 필두로 한 반도체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큰 5G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 의지를 천명했던 ‘소부장(소재, 장비, 부품)’ 역시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11월부터 반도체 가격의 하락속도가 완만해지고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어 반도체뿐만 아니라 핸드셋 장비 등 기타 IT 산업 수요도 개선이 감지되고 있다”며 “내년 2분기나 상반기 중 반도체 수출단가는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 국내에 5G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목표, 글로벌 5G 투자 본격화 등으로 성장이 기대된다”며 “소·부·장 업종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으로 변하고 있는 글로벌 제조업 환경에 따라 만성적 해외 의존구조 탈피를 위한 기술 자립화 관련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콘텐츠 업종 역시 OTT 시장의 확대에 따라 주목할 만하다는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2019년에도 IT, 5G 기업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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