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100개 뒤져 40시간 만에 치매 노인 구조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실종됐던 70대 치매 노인을 경찰이 100여개의 폐쇄회로(CC)TV를 추적한 끝에 40시간가량 만에 무사히 구조했다.

실종자를 업고 가는 경찰. (사진=연합뉴스)

23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8시 40분께 제주시 화북동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78세 할머니 A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당일 오후 4시쯤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밖으로 나가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였다.

경찰은 즉시 100대가 넘는 주변 CCTV를 분석해 A씨가 시내버스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일도동 한 정류장에서 내려 주변을 배회하다 또다시 다른 버스를 타고 화북동으로 돌아오는 A씨 모습이 담겼다.

A씨는 다시 건입동 사라봉을 향해 걸어가는 등 이날 3차례에 걸쳐 버스 승차와 하차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CCTV를 추가 분석한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 A씨가 마지막으로 하차한 정류장을 특정하고 수색에 나섰다. 이후 신고 접수 약 40시간 만인 20일 오전 10시 55분쯤 경찰은 화북동 밭 수풀 사이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구조 당시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체온이 34.7로 저체온증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업고 수풀을 빠져나와 119구조대에 인계했다. A씨가 집을 찾아 헤매다 돌담에 걸려 쓰러져 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치매 노인 등 실종자가 발생하면 신속히 수색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