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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라면은 지난 5일 하림 더미식이 출시한 첫 해물라면이다. 더미식은 하림의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2021년 ‘장인라면’ 시리즈를 선보이며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한 고급 라면이 콘셉트다. 이번 오징어라면도 고급화에 방점을 뒀다. 전체 중량(130g)의 0.9%에 해당하는 오징어 첨가물과 새우·멸치·가리비 등을 우려낸 해물 육수를 쓴 것이 특징이다.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향만 풍기는 오징어랑은 게임이 안 되지”라는 도발적 문구의 광고도 진행 중이다. 이정재는 넷플릭스에서 곧 개봉하는 ‘오징어게임 시즌2’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만큼 오징어라면은 하림이 여러모로 개발과 마케팅에 큰 공을 들인 핵심 제품으로 평가된다.
오징어짬뽕은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과 함께 농심의 대표 스테디셀러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제품이다. 오징어 해물 라면의 원조기도 하다. 탄맛을 내는 듯한 화끈한 불맛, 큼지막한 오징어 건더기, 짬뽕면과 같은 굵은 면이 차별점이다. 농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누적 17억개가 팔렸다. 연평균 매출만 36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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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라면은 물 500㎖에 액체와 건더기스프를 넣고 4분 30초간 끓인다. 개당 2200원에 달하는 가격만큼 건더기가 튼실하다. 특히 대파 조각, 건미역 등이 두드러졌다. 액체 스프인 것도 특징이다. 액체 스프는 물에 쉽게 풀어지는 특성이 있어서 강렬한 매운맛을 내는 데 용이하다. 실제로 오징어라면의 스코빌(매운맛 측정 지수)은 2500으로 오징어짬뽕보다 200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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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말 스프와 굵은 면발의 각 장점이 잘 어우러진다. 개당 가격 1200원이지만 오징어라면 대비 건더기 구성이 크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건오징어 조각만 놓고 보면 오징어짬뽕이 조금 더 큰 편이다. 다만 열량 등 구성은 오징어짬뽕이 다소 높았다. 총 중량 124g, 535㎉로 오징어라면보다 20㎉ 높고 포화지방, 지방, 탄수화물 등 함량도 1g씩 더 많다.
결론적으로 시원한 국물, 얇은 면, 다소 적은 열량을 선호하면 오징어라면. 묵직하고 굵은 면의 불맛 짬뽕 라면을 선호하면 오징어짬뽕을 추천한다. 각자 장점은 뚜렷한 라면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원조인 오징어짬뽕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오징어라면이 1000원이나 더 비싸지만 오징어짬뽕보다 월등히 뛰어난 부분을 느끼지 못했다. 가격은 항상 더미식 라면의 단점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물론 입맛적인 부분도 있다. 오징어짬뽕의 묵직한 매운맛이 보통의 라면 소비층에게 일반적일 것이란 생각이다. 괜히 32년간을 버텨온 오징어짬뽕이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