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원두 가격…韓 '커피 사랑' 찬물 끼얹을까

커피품종 중 하나 '로부스터' 국제가 1년새 61% 껑충
국내서 '믹스커피' 등 주로 쓰여·동서·롯데 '예의주시'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 쓰는 '아라비카'도 15% 올라
이상기후에 국제 물류난까지…"가격 조정 가능성 일단 없어"
  • 등록 2024-01-23 오전 5:45:00

    수정 2024-01-23 오후 4:41:3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제 커피 원두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커피 사랑’이 남다른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소위 ‘믹스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이 대폭 인상하면서 동서식품과 롯데네슬레코리아 등 관련 업체가 가격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커피 전문점에서 주로 쓰이는 ‘아라비카 품종’ 또한 로부스타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인상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기준 국제 로부스타 가격은 지난 17일 t당 3443달러으로 FIS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2333달러) 대비 47.6% 오른 수치로 역대 최저치였던 2020년 4월 22일(1121달러)와 비교했을 땐 무려 207.1% 오른 수준이다.

올해 1월 월간 기준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1962달러) 대비 61.1% 오른 3182달러로 연초부터 확실한 오름세가 확인되자 관련 업체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이 주요 원산지 중 하나인 원두 로부스타는 현지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매년 우려를 키운 끝에 지난해 수확량만 30% 안팎 줄어들었다. 여기에 최근 중국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전세계 핵심 교역 항로인 홍해까지 막히면서 로부스타 수급 상황마저 여의치 않아지며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국내 주요 커피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로부스타는 믹스커피라 불리는 인스턴트 커피, 일부 저가 커피 전문 브랜드에서 아라비카 등과 섞어 제조하는 블렌딩 원두 등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두 가격의 등락은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원두 가격 상승에 따른 불안감은 있다”며 “당장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로부스타를 잘 활용하지 않는 다른 커피 전문 브랜드들도 마냥 편안한 입장은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등 커피 전문점들은 브라질을 주요 원산지로 하는 아라비카 원두를 활용하지만 최근 해당 원두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실제로 aT FIS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서 지난 17일 거래된 국제 아라비카 원두가격은 전년동기(3331달러) 대비 18.6% 오른 3951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월간 기준 평균은 4042달러로 1년 전 1월 월평균 가격인 3512달러 대비 15.1% 높은 수준이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카페인 유무 상관 없는 생두 및 원두) 수입량은 19만2623t, 수입액은 11억1106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국 1위는 아라비카로 대표되는 브라질로 전체의 26.2%에 이르는 5만378t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뒤이어 로부스타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이 전체의 21.5%를 차지한 4만1449t의 수입량으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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