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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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충원율 위기로 점차 대한민국 국적의 이공계 대학원생은 찾아보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내후년부터 대학원생 감소 추세가 시작돼 2050년 전후로 현재 학생의 절반 정도 가량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대학 구조개혁과 이공계 대학원 혁신의 연계방안’ 보고서를 보면 이공계 석·박사과정생 규모 축소 현상이 심화하며 2050년께에는 4대 과학기술원(한국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과 지방거점국립대 등을 포함해 10~20개 대학만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석박사 학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고 과학기술 ‘두뇌’들이 모이는 4대 과학기술원들도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당장은 우수 인재 유입에 문제가 없지만 수년 내 고질적인 이공계 기피현상, 급격한 인구감소, 일과 삶의 균형 추구 등이 복합 작용해 과학기술원들도 우수한 대학원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성엽 울산과학기술원 탄소중립융합원장은 “UNIST도 우수한 대학원생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원들과 유기적인 협력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국가, 정부 차원에서 미래예측과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 이공계 대학원생 수 전망(단위, 천명)(자료=과학기술정책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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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원생 감소는 국가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STEPI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 학령인구와 이공계 전체 학생 통계는 1999년(학령인구 637만 7456명, 이공계 전체 학생 86만 5668명)에서 올해(학령인구 451만 7776명, 이공계 전체 학생 81만 413명) 감소했다. 2050년에는 학령인구 238만 2929명, 이공계 전체 학생 42만 7457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박기범 선임연구위원은 “위기는 정해진 사실이라고 본다.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대학원생 축소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학 구조개혁 정책을 우선으로 하되 대학 정원이 적합한지 여부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진학 선호도, 연구비와 연구 인프라를 고려해 대학 유형별로 나눠 연구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 위원은 중국, 베트남 학생 등 학생 유치를 통한 대학원생 수급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고 봤다. 해외 학생들이 한국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한국에 안착하지 못하고 자신이 태어난 국가로 돌아가고, 설령 이들을 유치한다고 해도 대학원생 숫자 감소 규모가 충원 규모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상위권 대학만이 독식하고, 지방사립대를 시작으로 대학들이 속속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부터라도 전체적인 대학 정원 비율을 줄이는 등 공동의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대학들이 자구책 마련을 통해 통합, 특성화 체제 구축 등을 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대학 정원 감축은 못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대학 정원을 줄이면서 차별화를 하지 않는다면 속속 문을 닫는 대학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