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관세청이 그제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수출이 1년 전보다 1.7% 감소했다. 비록 감소세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올 1~9월 누적 기준 수출 감소율이 11.5%임을 감안하면 현저히 개선된 수치다. 쉬는 날을 빼고 조업일수만을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이 9.2%나 증가한 부분은 더욱 고무적이다.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한국 수출은 그동안 무역강국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전년동기보다 줄어들기 시작한 수출은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시장인 대중국 수출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침체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악재로 작용했다. 수출 부진이 가장 극심했던 올 1월에는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3.4%나 줄었고 대중국 수출 감소율도 31.1%를 기록했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부진은 극심한 경기 침체를 불러왔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4%까지 떨어지는 등 성장률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이 살아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감소율(-16.2%)을 보였던 수출이 8월과 9월에는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수출이 작년 10월 이후 최고 실적(99억달러)을 기록했으며 대중국 수출도 올해 최고 실적(110억달러)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호전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1~10일 기준으로 지난달 -28.2%에서 -5.4%로 감소율이 뚝 떨어졌다. 대중국 수출도 -4.2%로 한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올들어 줄곧 두 자릿수 적자를 냈던 대중국 무역수지도 1억달러로 적자폭이 줄었다.
문제는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이다. 이달 1~10일 사이에만 적자액이 53억달러를 넘었고 월간으로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들어 누적 기준으로도 무역적자가 250억 3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한국이 무역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무역수지 흑자를 실현해야 한다. 수출 회복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