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가 분양가에 시세 반영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월 ‘고분양가 심사 제도’를 개편했지만, 인근 아파트에 따라 분양가가 더 들쑥날쑥해지는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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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 사업자측이 분양을 연기한 것은 HUG와의 분양가 격차를 줄이지 못해서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부평구는 HUG의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HUG는 지난 2월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분양가 심사규정과 시행세칙을 전면 개정했다. 하지만 이 기준도 문제가 있다는 게 업계측 설명이다.
업계와 HUG에 따르면 바뀐 기준에 따라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가를 정할 땐 사업지 반경 1㎞ 내 최근 분양한 ‘분양 사업장(A)’과 준공 10년 이내 ‘준공 사업장(B)’ 두 곳을 비교해 높은 금액으로 분양가를 정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여기에 인근 500m 이내에 있는 준공 20년 미만의 아파트(C) 매매가와 비교해 분양가가 C아파트 시세의 90%(투기과열지구 85%)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분양가 상한선인 셈이다.
실제 부평역 해링턴 플레이스 인근에는 부평LH2단지(주공아파트·11년차), 신성미소지움(16년차) 아파트 등이 위치해 있다. 이 아파트는 200~300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들로 시세가 전용 84㎡기준 3억원 초반대에 형성해있다.
즉 최근 분양한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매길 시 3.3㎡당 1700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가 가능하지만, 인근 아파트 시세에 따른 ‘상한선’으로 인해 분양가가 1500만원 이하로 책정된 것이다. 구축 아파트 시세로 신축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결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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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신축 아파트 옆 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되면서 형평성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분양한 인천 미추홀구 ‘씨티오씨엘’ 3단지의 분양가는 3.3㎡당 1641만원으로 책정됐다. 준공 5년 차인 인천SK스카이뷰 아파트가 주변에 있는데, 이 아파트 시세는 전용 84㎡기준 5억원대다. 심지어 SK스카이뷰는 3971가구로 매머드급 대단지다.
씨티오씨엘은 용현학익 택지개발 사업지로, SK스카이뷰 외에 다른 아파트 단지가 거의 없는 곳이다. 인근 K공인은 “씨티오씨엘은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구역이라 부평역 인근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는 볼 수 없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축이 몰려 있는 구도심 내 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오히려 신도심과 구도심별 공급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될 시 사업자들의 분양 계획이 미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오히려 공급이 더 필요한 곳은 구도심 지역인데도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곳에 분양 사업이 활발한 점으로 비춰볼 때 구도심-신도심간 공급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