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타이니팜'…대박 신화 뒤엔 '작명의 마술'

돌림자·복고풍 등 인기 편승 안정적…가명 안짓는 곳도
의태어도 애용…신비주의, 장르, 유행별 스타일 제각각
  • 등록 2012-11-12 오전 8:00:00

    수정 2012-11-12 오전 8:00:00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앱스토어에는 하루에도 수백여 개의 모바일게임들이 쏟아진다. 수 백 억원을 들여 작품성을 갖춘 게임이라도 변덕스러운 게이머들을 단기간에 사로잡지 못하면 잊혀지는 게 게임들의 운명이다. 앱스토어에서 이름만으로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게임사들은 그만큼 ‘이름 짓기’에 머리를 싸맨다. 대박 신화에는 으레껏 톡톡튀는 ‘작명의 마술’이 숨어있다.

게임 작명은 시대와 유행을 따른다. ‘팡’ 게임 원조인 ‘애니팡’의 흥행몰이에 힘업어 등장한 ‘캔디팡’ 등 팡의 ‘돌림자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캔디팡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힘과 이름값이 더해져 출시 20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텐밀리언셀러 게임’에 올랐다. 커피숍을 나만의 스타일로 발전시키는 경영시뮬레이션 게임 ‘아이러브커피’는 10여 년 전 대한민국의 닷컴 붐을 주도한 ‘아이러브스쿨’의 이름을 벤치마크 한 ‘복고풍 스타일’로 한 때 유행했다.

모바일 게임 업체 컴투스에 매달 20억~30억원의 매출을 안겨주고 있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타이니팜’에 얽힌 작명 비화도 이채롭다. 컴투스는 게임명을 짓는 데 꽤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기획 단계 부터 가명을 쓰지 못하게 한다. 미리 이름을 짓고 나면 익숙함 때문에 좋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프로젝트명을 붙인다. 타이니팜의 프로젝트명은 ‘지메이트(G-Mate)’. ‘포켓팜’, ‘리틀팜’ 등과 치열한 경합 속에 최종 선정된 ‘타이니(Tiny)’는 작은 모바일 액정에서 즐기는 게임이란 압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의태어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 종의 모바일 야구게임이 경합할 때 CJ E&M 넷마블은 ‘마구마구’라는 재치 있는 이름으로 롱런 히트했다. 재미를 본 넷마블은 준비 중인 축구게임도 ‘차구차구’로 지었다.

해외 시장 진출이 늘면서 영어식 이름도 주류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차기작 ‘히어로즈 리그(heroes league)’에는 다양한 영웅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기억하기 쉽도록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제목과 유사할 것과 이름 밑받침이 없는 단어 조합으로 다양한 외국어로 표기하거나 부르기 쉽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잘 따르고 있다.

‘신비주의 스타일’을 중시하는 판타지 게임 대부분은 희귀한 지명이나 역사, 생명체 등의 이름에서 따온다. 넥슨의 ‘마비노기2: 아레나’에서 ‘마비노기’는 유럽의 켈트 문화권에서 구전되는 ‘영웅·용사·왕들의 이야기’란 뜻을 담고 있다. NHN 한게임의 ‘우파루 마운틴’은 브라질 인근 해변에서 서식하는 희귀생명체 ‘우파루파’에서 따왔다. 변태 없이 올챙이 모습 그대로 성장하는 이 생물은 해수 오염으로 현 멸종위기종이다. 한게임 측은 “자연을 복원하자는 게임의 강한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던 중 우파루파를 알게 돼 이름을 빌려 왔다”고 설명했다.

▲CJ E&M 넷마블의 축구게임 ‘차구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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