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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A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해 0엔 택시는 비롯한 다양한 택시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음식점 예약시간에 맞춰 집 앞까지 택시를 보내준다거나 근무 스케쥴에 맞춰 배차를 해주는 시스템, 통근·통학 배차 시스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나카지마 히로시 DeNA 집행임원은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 계층을 늘려나가면 택시사업자는 안정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아직 개인차량을 이용한 승차공유 서비스가 금지돼 있다. 따라서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 등 기업이 진출한 사업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택시 배차 서비스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 카카오택시 등과 비슷하지만 택시회사가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어 택시 산업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2016년 일본 택시업계와 정부는 2016년 승차공유 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11가지 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가장 첫 시도가 단거리 손님을 위한 기본요금 인하다. 기본요금 체제를 2km당 730엔에서 1.052km당 410엔으로 바꾸고 가산운임도 280m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경했다. 즉, 1.7km 이하는 예전보다 더 싸고 6.5km 더 비싸졌다. 대중교통이 잘 돼 있는 일본의 특성상 단거리 손님이 많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그 결과 대형택시 4사의 반년 간 단거리 승차횟수가 예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올해 7월부터 전국택시앱에서는 일본교통은 물론 ‘도쿄무센’ 차량도 호출할 수 있게 됐다.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차량대수가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소니는 택시회사 5곳과 합작설립한 ‘민나노택시’를 만들었다. 소니의 AI기술을 적용, 날씨 등 외부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고객에게 차량을 배치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MOV 역시 DeNA 외에도 가나가와현 택시협회와 다이이치 교통산업, 도토 자동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택시산업의 혁신에는 일본시장이 영원히 승차공유 시장의 ‘무풍지대’일 수는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승차공유 시장이 개방되면서 다른 나라 택시업계가 겪은 어려움을 관찰하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택시업계의 체질을 미리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도는 승차공유 시스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도 모델이 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가장 큰 택시회사 3곳은 새로운 브랜드 ‘G7’를 런칭했다. 동남아시아권 승차공유서비스 회사인 그랩(Grab)보다 낮은 운임을 제공하며 신차 구매는 물론, 서비스 교육도 실시하면서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택시냐, 승차공유서비스냐가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라는 것에 주목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