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주택공급확대 정책의 일환인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위한 선도지구를 발표한 데 이달 중순에는 구체적인 이주대책까지 내놓았다. 1기 신도시 중 선도지구 지원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분당은 샛별마을, 양지마을, 시범마을 우성·현대 등 3개 단지가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총 1만 948가구 규모다.
이 단지들은 선도지구로 선정되자마자 호가가 수 억원이상 뛰어오른 상태다. 선도지구로 선정된 시범우성 아파트 전용면적 193㎡는 지난달 말 기준 19억 6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현재 동일 면적 매물의 호가가 최고 35억원으로 올랐다. 호가만 15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이 외에도 샛별마을 라이프단지도 전용면적 126㎡ 매물이 지난 9월 기준 14억 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호가가 최고 20억원으로 올라오며 5억 5000만원 올랐다.
호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까지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도지구 발표 이후 거래 문의는 늘면서 호가는 한 달째 내려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부 매물들은 되려 선도지구 지정 이후 거둬들여지고 있다.
|
분당의 또 다른 B공인중개사는 “얼마 전 다른 지역에서 분당으로 이사 오려는 한 신혼부부가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할 집을 알아보면서, 지금 선도지구로 선정된 곳은 얼마 안 있어 이주도 해야 하고 호가도 너무 올라 부담이라면서 다음번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단지를 추천해달라고 하더라”며 “실거주를 목적으로 이사 오는 사람 중에 다음번 선도지구 유력단지가 어디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전했다.
실제 높은 주민동의율로 선도지구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단지 중 하나인 분당 효자촌 현대아파트는 전용면적 128㎡가 현재 호가 16억원에 올라와 있는데, 이는 선도지구 발표 이전 거래가인 15억 8000만원과 2000만원 차이를 보이는 정도다.
특히 분당의 경우 다른 도시들과 달리 공공기여 추가, 장수명주택, 이주대책 지원 등에 ‘풀베팅’한 곳 들이 선도지구로 선정되며 자칫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세 요소들을 모두 조합에서 부담 질 경우 분담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결국 사업 지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대규모 도시를 일괄적으로 재정비하는 사업 자체가 처음하는 것으로, 선도지구로 선정되는 것이 이점도 있지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며 “특히 아무리 사업성이 나온다고 해도 분당과 같이 공공기여, 장수명, 이주대책 지원을 조합에서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선도지구로 선정된 곳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또 문제가 되고, 이를 다 이행하자니 분담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다음 선도지구 후보 단지들이 참고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정국에 따른 사업지연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분위기다. 분당 시범우성 아파트에 거주 중인 C씨는 “이번 정권에서 진행한 사업이라고 해도 여야가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킨 만큼 사업 무산에 대한 불안감은 없다”며 “국토부에서도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안심시킨 만큼 탄핵정국 불안도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