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 유동성 감소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새로운 소비 시장을 여는 디지털 발전으로 헬스케어와 테크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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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 첸 포선캐피탈 플래그쉽펀드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GAIC) 2022에서 중국이 미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를 넘어섰다며 투자자산 배분에 있어서 중국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알렌 첸 회장은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20% 이상 늘어 1735억달러에 달한다”며 “중국은 2020년 미국을 제치고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 수혜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내 외국인 창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다. 또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해 중국 내수 비중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신규 외국인 투자기업은 6만1000개사(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제외 시 4만7643개사)로 전년 대비 23.32% 증가했다.
실제 중국으로 향하는 외국인 투자의 주요 타깃은 기존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첨단기술분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2021년 신설 외국인투자기업 가운데 3차 산업 비중은 91.2%에 달하며 이 가운데 ‘과학 연구와 기술 서비스업’ 분야의 신설 기업 수는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윤순환 국민연금공단 아시아사모투자팀장은 “최근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고 보이는 곳보다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업종을 눈여겨 보는 중”이라며 “중국 쪽으로도 성장이 가시화되는 단계에 있는 기업이나, 글로벌 시장 연계가 이뤄질 수준의 업종에 투자하기 위해 유력하게 살펴보고 있다. 병원이나 제약산업 부분이 특히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투자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함께 한국 시장도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알렌 첸 회장은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세계 경쟁력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동북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은 근접해 있어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수준의 인프라, 지적 재산권 보호, FDI에 친화적인 정부 정책, 원스톱 투자 서비스 등 사업 성공을 위한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며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도와 투자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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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션 토론에서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어려워진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는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이사는 “유동성이 줄면서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유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며 “전과 같은 기준을 고수하면 높아진 투자자들의 허들을 넘을 수 없다. 이젠 치열한 비즈니스 모델 고민과 개편만이 투자유치와 유니콘 입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금을 끌어와 사업 모델을 구체화 시켜야 할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시작 문턱에서 미끄러질 위기에 처했다. 지금 투자유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전략은 ‘준비된 기업’이라는 점을 확실히 어필하는 것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유니콘 기업이 상장했다가 오히려 밸류가 낮아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 투자유치에 나서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타이트닝(tightening)’이다. 불필요한 사업 부문과 지출을 지우고 비즈니스모델의 핵심 서비스가 어떻게 매출·수익과 연결될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대부분 기업이 매출 창출에 대한 전략 보강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전략과 사업 모델을 제대로 갖춘 준비된 기업에는 오히려 돈이 몰려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