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외국인 공연 추천 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내국인 공연에는 적용되지 않는 제도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외국인 공연 추천’ 공연 심사서 일부(자료=이상헌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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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울산 북구)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연 미추천 사유로 ‘음정 불안, 끝음의 호흡 부족’ 등 모호한 기준을 공연물 평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공연 추천 제도는 ‘공연법 제7조(외국공연물의 공연제한)’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에서 공연하고자 할 때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 심사를 거쳐 추천을 받는 현행법상의 제도다.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추천을 받지 않고 공연을 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므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추천 제도를 강제하고 있는 표현물은 외국인의 국내 공연이 유일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또 공연물 심사 기준 또한 불명확해 표현물에 대한 과잉규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외국인 공연 추천 제도는 사실상 외국인 출입국관리를 위해 시행되고 있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업무로 부적절하다고도 지적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기준 총칙에는 외국인 공연 추천 제도의 목적이 관광 업소에 종사하는 외국인의 추천사항을 원활히 수행하고자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외국인 공연 추천 제도는 표현권을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그 필요성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실상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리 감독을 위한 제도인 만큼 표현권 침해 요소를 제거하면서 출입국관리의 목적까지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