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코로나19로 식량 안보, 식량 주권이 화두에 오르면서 국내 식량 자급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먹을거리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소비체계를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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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농식품 체계는 글로벌화·규모화 등에 집중한 결과 외부 위기요인에 취약한 한계를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교역이 차질을 빚자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해 국내 식량 위기론이 불거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농산물 생산부터 소비까지 순환하는 체계를 구축해 농업의 활로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로컬푸드 소비체계’란 하나의 지역단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 내에서 우선 소비하는 공급·유통·소비 시스템이다. 이동거리가 짧아 신선한 먹거리 공급이 가능하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농업인들의 소득 안정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개정을 통해 공공급식의 경우 국산이나 지역 농산물 우선 사용 권리를 획득해 지역 소비체계의 기반을 확보했다.
주요 대책 내용을 보면 우선 내년까지 100개 지자체에 지역 먹거리 종합계획(푸드플랜) 수립·시행을 지원하고 정부와 지자체간 먹거리계획 협약을 통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소가족농 위주로 농가를 조직화해 상품 공급을 총괄케 하고 연중 계획에 따라 품목별 생산·출하·관리 등을 할 수 있는 매뉴얼을 보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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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로컬푸드 정책은 조금씩 성과를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자체 평가를 통해 로컬푸드가 먹거리의 공공성 실현 요구에 대응했으며 학교·공공급식, 로컬푸드 직매장, 가공·외식업체 등 지역 내 주요 수요처로 순환하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로컬푸드를 통한 직거래 등 새로운 유통경로는 보통 5~6단계로 이뤄지는 유통단계를 1~2단계로 줄여 유통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이를 통해 연간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유통비용을 절감했다.
군 급식의 경우 비접경지를 포함한 전체 지역으로 로컬푸드를 확대하면서 전체 비중 40%를 달성했다. 공공기관은 3개 혁신도시(진주·김천·원주)에 로컬푸드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정부의 FTA 보완 대책도 농업 경쟁력 제고와 체질 개선 등을 통한 우리 농산물 생산·소비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중 원예경쟁력 제고 사업에서는 마늘·양파 등의 저온 유통체계를 구축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품질 저하를 방지했다. 유통기간을 연장해 출하를 조절함으로써 농업인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학교급식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의 경우 안정적 생산기반과 유통망 확충 등을 위해 정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도 225억원의 예산을 투입, 친환경농산물 판매장 개설자금 등을 지원해 유통망 확충을 지원했다.
최병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농산물 순환체계의 핵심시설로 지방 도매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제도와 운영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며 “로컬푸드 지역범위를 확대하고 지역농산물 생산과 소비조직 연계, 판매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작 지원: 2021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