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양향자 “반도체에 與野 없다… 기술이 정치 이기는 시대 온다”

“반도체에 韓명운 걸려, 초당적 협력해 미래 큰 그림 그려야”
“반도체특별법 제정하려면 野 지원 필요, 공감대 이미 형성”
“시진핑·메르켈 보라… 기술 안목 갖춘 정치인 늘어야”
  • 등록 2021-04-26 오전 6:00:00

    수정 2021-04-26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야당)의원님들, 반도체 이야기는 들으셔야 합니다.”

지난 20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본회의장에 선 양향자(초선·광주서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김상희 부의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단체로 퇴장하자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 이야기는 들어야 한다”고 수차례 호소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이후 양 의원은 “반도체 기술패권전쟁으로 국가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노진환 기자)
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양 의원은 “반도체 전쟁에 여야가 따로 없다”며 초당적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지지하는 ‘칩스 포 아메리카 액트’(Chips for America Act) 통과가 목전에 있다”며 “대한민국 역시 반도체 국제전에 대비하기 위해 여야를 떠나 국익을 우선하는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기술특위가 준비하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야 간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 추경호·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반도체 지원법을 발의한 게 그 신호다. 양 의원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생존이 시급한 가운데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했다.

민주당에서 발화한 반도체기술특위는 곧 야당과 함께 하는 국회 특위로 확대할 방침이다. 반도체 기업 육성·발전을 위한 법안을 심사하기 위해서는 각 상임위에서 야당과의 협조가 필수다. 양 의원은 “국회차원의 특위 구성도 고민했으나 속도전에 나서야 하는 만큼 우선 민주당이 먼저 나섰다”며 “제도적 완성을 위해서는 야당의 동의와 지원도 반드시 필요한 만큼 활발하게 소통해 반도체 특별법 제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5·2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차기 당 지도부에 반도체 관련 정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권 경쟁에서도 반도체가 화두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력을 쏟고 있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검찰개혁도 중요하지만 국제전 양상의 반도체 패권 다툼은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반도체로 국가의 미래가 위기에 처했는데 현재 우리 정치권은 너무 안일하다”며 “나무만 보다가는 숲을 보지 못한다.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기 당 지도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특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반도체 미래 전략으로 4·7재보궐선거 참패로 나타난 민심이반도 되돌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양 의원은 “앞으로 기술이 정치를 이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화학공학과 출신이며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을 전공한 양자화학 박사다. 우리도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정치인이 더 늘어나야 기술패권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을 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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