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재닛 옐런이 돌아온다. 이번엔 재무장관, 그것도 미국 재무부 231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다. 무엇보다 환호한 건 월가. 월가가 그렇게도 옐런을 반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주 증시인물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통해 돌아본다.
|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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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주(23~27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3.13% 오른 2633.45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파죽지세로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계속해서 경신해 나갔다. 글로벌 증시 역시 한 주 동안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며 전반적으로 상승기류를 탔다. 전세계에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주가만은 꾸준히 오른 셈이다.
이런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도움을 주는 뉴스도 있었다. 바로 옐런 전 의장이 바이든 정부 초대 재무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 전 의장을 재무장관으로 낙점했고, 다음주 초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국 재무부 231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가장 반겼던 건 월가였다. 해당 뉴스가 나온 날 다우지수는 전날 대비 1.54% 급등한 3만45.84로 장을 마쳤다. 124년 다우 지수 역사상 처음으로 3만 고지를 돌파한 것이다. 이날 드디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권 인수인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어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을 낙점했다는 소식까지 보도되자 시장이 안도했다.
옐런은 연준 의장 시절(2014~2018년) ‘비둘기’ 그 자체라는 평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되던 때로,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던 시기였다. 옐런은 가파른 금리인상을 하라는 매파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리며 점진적인 긴축에 나섰다. 이러한 비둘기적인 면모가 향후 시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시장은 시장에 비우호적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재무장관으로 지명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었다. 이렇듯 옐런의 지명은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했던 ‘워런 재무장관설’을 쏙 들어가게 만든 소식이기도 했다.
리서치업체 에버스코ISI의 크리슈나 구하·어니 테데스키 분석가는 옐런의 지명에 대해 “옐런은 금전적 지원 뿐 아니라 재정적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하며 향후 더 많은 재정지원을 촉진할 것”이라며 “정치적 경험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최고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제네랄 미국 금리 전략 헤드는 “요즘 같은 비상한 시기에 재정정책은 경제적 지식 뿐 아니라 협상능력도 필요하고 국회의원들과의 긴밀한 협업도 필요하다”며 “옐런은 연준과의 긴밀한 협업이 가능한 인물이며 이는 통화 및 재정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돌아온 옐런이 향후 시장에 여러 비둘기를 날려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