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재반등을 초래한 주요인은 국제유가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6월 초순 배럴당 70달러 초반에 머물렀던 국제유가는 지난달 중순 93달러를 넘었다. 그 영향으로 ℓ당 1500원대에 머물렀던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지난달 말에는 1800원대에 근접했다. 지난해 효자 노릇을 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서는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바뀌었다. 설상가상으로 농산물 값도 급등했다. 지난여름 폭우와 폭염 등의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추석 수요 증가가 겹치며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7%나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발생한 전세계 인플레 사례 111건 중 5년 이상 지속된 경우가 47건(42.3%)이나 됐다. 이처럼 인플레 극복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미국 연준이 지난달 금리 추가인상을 예고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다. 한국은행은 통화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 정부도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재연장하고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물가잡기 총력전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