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인기를 모으면서 극 중에 등장하는 한국 음식에 세계인의 이목도 집중된다. 삼양라면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주력 제품을 노출시켜 공짜 홍보 효과를 제법 거뒀다.
| ▲일남(왼쪽)이 기훈과 만나 삼양라면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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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넷플릭스 콘텐츠가 서비스되는 세계에서 스트리밍 순위를 종합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지난 23일 기준 `TV Show` 부문에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83개국에서 고른 시청자를 확보한 덕에 지난 17일 개봉한 이후 꾸준하게 수위권에 머물고 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극 중에 등장하는 식음료에 주목도가 커진다. 라면, 사이다, 삶은 계란을 비롯해 달고나, 한국식 도시락, 떡볶이 등 우리가 가깝게 두고 즐기는 것들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들 음식은 극적인 요소를 더하는 과정에서 쓰여 존재감도 제법이다. 개중에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이 등장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훈(이정재 분)이 일남(오영수 분)을 만나 소주를 마시면서 안주로 삼양라면 오리지널 제품을 생으로 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가 게임에 참가할지를 고민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삼양라면 로고는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소주 브랜드는 가려져 유추하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끓여야 한다`는 게 홍보 공식인데 이걸 뒤집고 `스낵처럼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을 준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 ▲오징에게임에서 등장인물 사이 갈증을 증폭시키는 계제가 되는 사이다와 삶은 계란. 사이다 브랜드는 없지만 외형상 코카콜라음료의 킨사이다로 추정된다. (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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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으로 등장하는 다른 제품 사이다는 코카콜라음료의 킨사이다이다. 브랜드와 회사 로고를 가린 채로 나오지만 “외형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킨사이다 제품”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킨사이다는 등장인물 사이에서 갈증을 증폭시키는 원인을 제공하는 점에서 주목도가 크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 제품은 드라마 제작사 측이 식품 제조사와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식품과 코카콜라음료 측도 “협찬 명목 PPL을 한 적 없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 조차 극중에 쓰이는 줄도 모를 정도였다. 당연히 제조사가 부담한 비용이 없다는 의미다.
제품이 극 중 나오는 빈도와 시간이 적지만 전 세계 83개국에 서비스되기 때문에 홍보 효과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 콘텐츠 인기가 높아 고무적이다. 이 지역을 주력하고자 하는 삼양식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오징어게임에서 게임을 진행하는 도구로 등장하는 달고나. (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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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설탕을 녹여 만드는 `달고나`의 등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달고나 커피`가 세계적인 유행을 탄 터라서 더 두드러지게 등장한다. 달고나커피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며 마시는 이른바 `검역 커피`로 불리며 온오프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커피의 원리는 설명하는 게 달고나인 점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끌 만했다. 아울러 김치와 계란프라이로 싼 간편 도시락과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는 우리네 식문화를 대변하는 먹을거리로서 손색없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앞서 승리호가 흥행하면서 등장했던 한국 식품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적 있다”며 “오징어게임도 한국 콘텐츠와 식품이 경계를 허물고 상승 작용을 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