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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 이면거리에 있는 15층 짜리 오피스텔도 1년 넘게 1층 일부 상가가 비어 있다. 공실이 오래되자 상가 임대인은 최근 임대료를 찔끔 내렸지만 주변시세보다 여전히 높아 입주하겠다는 임차인이 없는 상태다.
하루 유동인구 100만명에 달하는 초역세권인 강남역 일대에 ‘임대’ 플래카드를 내건 채 비어있는 상가건물들이 수두룩하다. 대부분 임대료를 내리지 않거나 소폭 조정하는 수준에 그치다 보니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1년 넘게 비어 있다. 임대료를 내리면 건물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물주가 많은데다 매월 임대료를 받아 생활하는 ‘생계형’ 건물주가 아닌 현금성 자산이 많은 ‘고액자산가’가 건물주로 버티고 있어서다.
문제는 내수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가 하한점에 다다르면 실물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유동성이 증발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부동산 버블(거품) 붕괴다. 이상호 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제조업이나 기업 투자 등이 위축되면서 경제여건은 좋지 않지만 서울의 부동산 자산만 오르는 현상이 지속하는 것을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실물경기와 괴리된 채 부동산만 ‘붐 업’되는 거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