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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채권시장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달 19일 30년 국채선물 상품이 신규 상장된다. 이에 앞서 거래소는 내달 중 파생상품 시행세칙 개정과 함께 지난 22일부터 오는 2월16일까지 4주간의 모의시장 테스트를 진행한다.
현물시장에서 30년물은 3~10년 중단기물 대비 초장기물임에도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연물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대적인 가격 강세를 보였기에 작년 말 자산·부채듀레이션을 맞추지 못한 일부 보험사들은 언제 매수해야 하냐며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다만 국채선물의 도입으로 이 같은 듀레이션 매칭에 따른 수요는 일부 이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초장기물의 주된 수요층인 보험사에서도 일부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10년물과 30년물 구간의 스티프닝(10년물 대비 30년물 약세에 베팅)을 잡는 입장에서는 기존에 대차거래를 통해 30년물 숏포지션(매도)을 잡았다면 이젠 30년 국채선물을 통해 손쉽게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최소한 5년 국채선물보다는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지난 2003년 상장된 5년 국채선물은 사실상 거래량이 전무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 임원급 관계자는 “30년 국채선물 도입에 따른 시장의 흥행 자체는 잘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5년 국채선물이야 3년 국채선물과 10년 국채선물의 사이에 있는 다소 애매한 포지션이지만 30년 국채선물의 경우 초장기물 현물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고 전했다.
보험사 “30년 국채선물 매수 시 손익 계상은 부담”
중요한 것은 장기물 수요가 가장 높은 보험사의 수요다. 통상 보험사는 국채 장기물 투자 시 선물거래 대신 선도거래인 본드포워드를 통해 30년물의 수요를 이어갔다. 결국 시장의 흥행 여부는 국채선물 거래가 기존의 보험사발 선도거래를 대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선도거래는 만기일에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매도 혹은 매수하는 거래로 대부분 만기 전에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선물거래와 차이가 있다. 이에 선도거래 주문을 받은 증권사는 기초자산을 현물로 보유해 리스크를 헷지하게 되는데 이때 30년물 매수세가 발생, 금리가 하락하며 가격 상승이 이어지곤 했다.
다만 일부에선 보험사의 30년 국채 선물 수요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30년 국채선물 매입 시 손익계산서 상에서 거래일마다 손익이 계상되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채권 운용역은 “30년물을 현물로 사면 자본계정 내 기타포괄손익(OCI)으로 움직였지만 30년 국채선물은 손익계산서(PL)로 들어가 즉시 손익에 계상이 되는 부담이 있다”면서 “다른 기관들의 생각보다 수요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방향성 베팅을 할 경우엔 30년 국채 선물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는 “만일 시장이 아주 크게 흔들릴 경우, 방향성 베팅 측면에서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면서 “본드포워드(채권 선도거래) 가격이 안 좋다면 단기적으로 들어갈 수는 있겠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