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추니 매출 쑥…'1인가구' 겨냥 전략 통했다

피자알볼로, 지난 6월 평균 4000원 인하 단행
3분기 매출 8%↑…"어려운 시기에 나름 선방"
내년 홀매장, 스마트 키친 도입해 시범운영 계획
"피자는 도우가 맛있어야…품질 개선 노력 지속"
  • 등록 2023-12-04 오전 6:45:00

    수정 2023-12-04 오전 7:39:27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가격 인하를 단행했더니 매출이 전분기보다 오히려 8% 정도 늘었습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이재욱 알볼로에프앤씨 대표는 지난달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본사 수익은 줄었지만 더 많은 소비자들이 피자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욱 알볼로에프앤씨 대표.(사진=알볼로에프앤씨)
피자가격 4000원 내렸더니 매출 8%↑…“실적 선방 성공”

국내 토종 브랜드인 피자알볼로를 이끄는 이 대표는 지난 2005년 서울 목동에서 작은 피자집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전국에 31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회사로 키웠다.

피자알볼로는 지난 6월 피자 도우 크기를 줄이면서 피자 메뉴 가격을 평균 4000원 내렸다. ‘푸짐한 양’이 콘셉트였던 피자알볼로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적당한 양을 더욱 선호한다는 시장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경쟁업체보다 1인치 더 컸던 도우 크기를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기존에 12조각으로 나뉘었던 조각 수도 8조각으로 바꿨다. 여름 휴가기간과 추석 황금연휴 등이 이어진 비수기였지만 지난 3분기 매출은 8% 늘었다. 이 대표는 “가격 인하 후 소비자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부정적인 반응은 거의 없었다”며 “매출이 대폭 늘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시기에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피자업계 중 유일하게 가격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격려차 회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흑미, 감자 등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라 원재료 수급의 부담이 커졌음을 토로했다. 한 차관은 쌀 소비 촉진 차원에서 피자 도우에 흑미와 함께 백미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백미를 도우에 적용하는 부분을 테스트 중”이라며 “흑미와 10~20% 혼합해서 만든 도우를 적용한 제품을 내년에 시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년 수익성 회복 집중…홀매장, 스마트 키친 도입

피자알볼로는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가맹점들의 수익성 만회를 위해 제품 원가를 내려주고 집기·비품 지원, 물류비도 2% 인하했다. 본사는 약 10억원의 비용부담이 생겼다. 지난해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도 가격 인하 여파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는 수익성 회복이 가장 큰 과제로 남게 됐다.

이 대표는 홀 매장과 스마트 키친을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직영점을 시범 운영한 뒤 하반기에는 원하는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홀 매장은 66~99㎡(20~30평) 규모로 내년 초에 선보일 것”이라며 “가족과 같이 편하게 피자를 먹을 수 있는 매장이 현재 많지가 않은데, 이런 수요를 파고들면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건비 상승으로 부담을 느끼는 점주들을 위해서는 스마트 키친을 도입해 1~2명이 운영할 수 있는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3년간 히트한 메뉴가 없을 정도로 피자업계의 제품개발이 미진하다”며 “피자는 무엇보다 도우가 경쟁력이다. 화덕 피자와 가깝도록 도우의 품질을 높이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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